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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환자 병원 수술 거부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성 맹장염을 앓아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려 했으나 병원측이 수술을 거부하는 등 에이즈 환자 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 최근 에이즈 보균자로 판명된 박모씨(28)는 5일전부터 복통을 앓아오다 11일 오전 0시10분께 통증이 심해져 서울 B 병원 응급실에 입원, 맹장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B 병원측은 “에이즈 환자를 수술한 경험이 없고 격리병동 등 수술 뒤 필요한 사후시설도 없다. 대신 다른 병원을 알아봐 주겠다”며 수술을 거부했다고 박씨의 친구가 밝혔다. B 병원측은 서울 소재 대학병원 두곳으로 연락을 취했으나 수술에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대학병원은 “B 병원으로부터 직접 문의받은 바 없다”, “B 병원측에 확인 연락을 했으나 담당자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각각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 친구는 서울 모보건소 등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기도 했으나 “담당자가 교육중”이라는 등의 이유를 대며 적극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씨는 처음 수술을 의뢰했던 대학병원으로 막무가내로 이동, 뒤늦게 수술을 받았다. 박씨 친구는 “병원들이 고의로 수술을 피하는 것 같다”면서 “병원들이 이런 식으로 하면 에이즈 환자가 살 길이 없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2주전 국립보건원의 정밀 검진 결과 에이즈 감염자로 판정받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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