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증시의 주가상승률은 글로벌 증시 가운데 꼴찌 수준이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전년에 비해 4.76% 떨어진 1,915.59포인트로 마무리됐다.
3년 만에 하락세로 마감한 것으로 해외 증시와 비교하면 G20 국가 중 19위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다.
G20 전체적으로는 G2(미국, 중국)와 신흥국 강세 전환 덕에 평균 8.8%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아르헨티나가 56.6%로 가장 많이 올랐고 중국(49.7%), 인도(29.4%), 터키(24%), 인도네시아(21.2%) 등 신흥국이 초강세를 보였다. 일본(8.8%)과 미국(8.8%) 등 주요 선진국도 선방했다. 우리나라 뒤에는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러시아(-44.9%) 뿐이었다. 글로벌 증시의 강세 속에 유독 한국증시만 미국의 출구전략과 엔화약세, 국제유가 급락 등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은 것이다. 대표 수출 기업들의 실적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올 상반기도 지난해의 흐름을 뒤집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6월 전후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여 상반기 중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한국 증시는 하반기나 되어야 달러화 강세, 중국 경기모멘텀 등에 힘입어 주목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증시의 미래가 불투명한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을 가장 첫 손에 꼽는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2,2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선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7~3%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이후 연말까지 미시간 소비 심리 지수가 꾸준히 상승해 소비도 늘어나는 추세다. 저축률은 하락하고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도 지난해 1·4분기의 부진을 씻고 반등하고 있다.
기존주택매매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 전달 보다 4.9% 상승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빨라야 올해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고용지표 호조에 따라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올 중반과 하반기 중 첫 번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에서 눈여겨봐야 할 업종은 금융·IT·헬스케어 업종이다. 금융업은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시중 금리도 올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IT업종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애플, IBM, 인텔 등 대형 IT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역시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헬스케어 업종은 '오바마 케어'로 대변되는 적극적인 육성정책에 힘입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제네릭 의약품 매출액 1위 업체인 악타비스(ACTAVIS), 미국 금리인상의 수혜주가 될 씨티그룹, 글로벌 바이러스 치료제 시장의 선두주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 등이 유망 종목으로 꼽힌다.
일본은 중의원 선거 승리로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아베노믹스 수혜주들이 유망하다. 자동차, IT, 헬스케어, 리테일 업종이 대표적이다. 종목별로는 공기청정기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인 다이킨 인더스트리스(Daikin Industries), 엔저 수혜와 차세대 기술력을 확보한 도요타, M&A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주목할 만 하다.
중국과 홍콩은 후강퉁과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등으로 수급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경제의 구조조정과 금융시장 개방 등의 구조개혁 부담은 있다. 정책적인 지원이 예상되는 헬스케어, 유틸리티, IT, 인프라, 보험 업종 등이 유망업종이다. 바오산 철강, 텐센트, 중국철도건설공사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독일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을 전망이지만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한 수출기업과 소비재 업종은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영국은 탄탄한 민간소비를 바탕으로 은행과 내수 소비재가, 호주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광업과 은행업종이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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