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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 대상자 23일 선정] 조흥은행 매각 탄력… 정치권 입김 부담
입력2003-01-16 00:00:00
수정
2003.01.16 00:00:00
전용호 기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를 새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전열을 정비하면서 조흥은행 매각도 그 동안의 지지부진에서 벗어나 고삐가 죄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다음달까지 조흥은행 매각을 매듭지어 은행의 민영화라는 과제를 해결하고 공자금을 회수해 대외신인도를 높여야 한다는 원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두번째 전체 회의나 한번쯤 더 회의를 열어 우선협상자 선정을 끝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정치권의 관여가 부담이다. 인수위의 일부 위원들은 대형화가 반드시 바람직한 것이냐는 근본적인 의문 제기와 함께 독자 생존론에 힘을 실어주려는 분위기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총선 등을 앞두고 현실적으로 노동계의 입김을 무시하기 어려운 측면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탄력을 받아 일정대로 가겠지만 그 후 최종 결정은 새정부에서 정치권과 조율해 마침표를 찍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부 입장 변함없다=정부는 민주당과 인수위 일각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다음달까지 조흥은행 매각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전윤철 부총리는 지난 15일 “조흥은행 매각은 공자위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할 문제”라며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비쳤다.
재경부는 경제논리에 의해서 문제를 풀어야 하며 정치권으로부터의 외풍에 의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공적자금회수의 극대화와 은행의 민영화라는 대전제 아래 매각이 진행돼야 한다”며 “정치권의 막연한 주장에 끌려다니다 보면 매각은 시간만 끌 뿐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공자위 전체회의에서 결론은 내지 못했지만 이날 전철환 위원장이 선임됨으로써 앞으로의 일정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의 회의나 한 차례쯤 더 회의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속도조절 주장하는 민주당=조흥은행 매각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일관되게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문제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은행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거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공청회를 마치고 나서 한 민주당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의견이 나온 것처럼 대형화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통합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고 해도 이후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더 높은 강도로 조흥은행 조기 처리를 반대하고 있어 정부가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에 영향을 받은 듯 16일 열린 공자위에서도 일부 위원은 가격과 매각시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치권의 입김은 새정부가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시각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매각이 최종적으로 성사될 지는 결국 새정부가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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