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는 시장 판도를 바꿀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관측과 두 회사의 결합에 따른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향후 MS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지금까지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하드웨어인 단말기만 만들고 OS 등 소프트웨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MS의 윈도폰에 의존해왔다. 따라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MS가 직접 스마트폰 등 단말기 시장에 뛰어든다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만들면서 모두 최고의 성과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MS가 PC용 윈도와 스마트폰용 윈도를 잘 연계하면서 스마트폰용 윈도가 매끈하게 구동되는 스마트폰을 만든다면 기업고객 시장을 중심으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다. 여기에 개인들의 스마트폰을 업무용으로도 사용하는 이른바 'BYOD(Bring Your Own Device)'가 최근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MS-노키아 스마트폰이 개인고객 시장에서도 빠르게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노키아가 최근에 내놓은 윈도폰 루미아1020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점도 MS로서는 좋은 징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윈도 PC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함께 만드는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위협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MS-노키아나 애플과 달리 PC와 스마트폰의 수직계열화가 이뤄지지 않아 각기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OS별 점유율에서 MS의 위치와 제조사별 점유율에서 노키아의 위상이 낮은 수준이어서 장밋빛 전망은 섣부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두 회사 결합에 따른 영향력이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컨대 스마트폰 OS 시장 1위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가 아직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MS-노키아 연합군이 '찻잔 속 태풍'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올 2ㆍ4분기 스마트폰 OS 점유율 조사에서 MS의 윈도는 점유율이 3.9%에 불구하고 노키아 역시 중국 제조사들에조차 밀린 상태다.
MS가 노키아를 등에 업고 국내 시장에 재진입할지도 주목 대상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국내에서는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지 않은데다 실적도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S는 자체 제작 태블릿PC인 '서피스'를 뒤늦게 국내에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무엇보다 국내의 경우 업무용 소프트웨어로 윈도를 쓰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MS가 국내 시장 진출을 확대할 가능성 높다. 이 경우 국내 제조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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