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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앓는 한국

`한국은 지금 성장통을 앓고 있다` 밝은 면을 찾는다면 부산항이 일시 봉쇄됐던 물류대란, 현직 교장의 죽음으로 이어진 교육현장 안에서의 교사간 갈등 등 최근 한국 사회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각양각색의 마찰과 분쟁은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기 직전까지의 `일시적인 무질서`다. 물류대란은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 외면했거나 무시했던 우리 주변의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했다. 물류대란은 특히 일방적인 관계를 요구받는 `갑과 을`의 관계가 더 이상은 일방적일 수 없다는 변화된 현실을 인식하게 해줬다. 여기엔 `제 밥그릇을 찾으려면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지금이 가장 적기`라는 기회 포착(?) 능력도 한몫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갑과 을의 관계`를 형성할 시점이 됐다는 문제의식도 깔려있다. 이제 화물연대가 촉발시킨 갑과 을의 관계 변화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레미콘업계, 버스ㆍ택시 등 운송업계로 번져갈 조짐이다. 현직 교장의 죽음을 통해 드러난 교사간의 갈등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개선시켜 온 한국식 교육제도가 여전히 엄청난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었다. `21세기 한국의 교육 현장`이 아직도 엄청나게 바뀌어져야 한다는 분명한 현실을 확실히 인식하게 만든다. 여당의원이 여당의원을 질타하고, 야당의원은 대통령을 비호하는 최근의 해프닝 등등은 `지역과 연고`라는 두개의 거대한 이해관계에 압도돼 있던 한국의 정치판이 변하고 있다는 간접 증거다. 참여정부 출범후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은 사방팔방에서 혼돈과 혼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고비용 구조의 한국사회를 우려하고 있다. 물류대란의 결과로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높아졌다는 불만은 물론이고 정부가 이해집단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법과 원칙을 포기했기 때문에 앞으로 치러야 할 사회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북아 물류허브 코리아`는 물건너 갔다는 조소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사회나 기존의 질서와 가치를 바꿀 때는 고통과 비용을 치르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각종 마찰과 갈등이 우리 사회를 업그래이드시킨 `징검다리`였기를 진심으로 빈다. <김형기(산업부 차장) 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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