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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성과ㆍ전망] ‘햇볕정책’ 도덕적 치명타
입력2003-06-25 00:00:00
수정
2003.06.25 00:00:00
최수문 기자
송두환 특별검사팀이 25일 정부가 1억달러 송금을 현대에 떠맡기는 대신 불법대출을 지원해주기로 공모한 사실을 밝혀내 “5억달러 북송금은 순수 경협대가이며 정부의 실정법 위반은 통치행위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청와대측 주장은 도덕적 치명타를 맞게 됐다.
◇남북정상회담 대가 사전협의=특검팀은 2000년 4월 8일 박지원 당시 문화부장관과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베이징에서 정상회담 개최합의서를 교환하면서 남측 정부가 북측에 1억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이 같은 `이면계약`과 함께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에 도움을 준 현대에 1억달러 지급을 떠맡기고 산업은행을 통해 불법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 같은 내용은 “정상회담 협상 과정에서 송금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그동안의 청와대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빛 바랜 `햇볕정책`=특검 조사결과 국민의 정부는 공공기관인 산업은행을 통해 불법적으로 정상회담 자금을 마련하고 현대를 통해 송금케 한 뒤 현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이 과정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햇볕정책`은 도덕적 치명타를 맞게 됐다.
뿐만 아니라 “대북 경협사업을 추진중인 현대가 잘 돼야 남북화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며 청와대가 내세운 이른바 `통치행위론` 역시 이후 법정에서 부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검, 사법처리 최소화=특검팀은 북송금 과정에 개입한 국정원에서는 최규백 전 기조실장만을 기소하고 외환은행 관계자는 사법처리하지 않았다. 송금을 주도한 현대그룹에서는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사장 등 2명만 사법처리 하는 등 전체 관련자 17명중 8명만 기소함으로써 사법처리 범위는 당초 예상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특검이 이처럼 `강온(强溫)양면`의 사법처리를 택한 것은 남북관계는 물론, 여론분열과 정치권 이해관계 상충 등이 포함된 `고차 방정식`에 대해 고심 끝에 내린 해답으로 해석된다.
◇첫 공판 내달 4일에=담당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는 `대북송금 의혹사건`과 관련, 기소된 피고인 8명에 대한 첫 공판을 내달 4일 오후 3시에 갖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법상 3개월 내에 1심 선고를 하도록 돼 있으나 의무규정은 아니라고 본다”며 “가능하면 심리를 신속하게 진행하되 충실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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