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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석학 특별인터뷰] 키드 래빈-KWR 인터내셔널 사장

"한국 정부는 98년 외평채를 발행하기 위해 국가 경제에 대해 투자홍보(IR) 켐페인을 벌인후 더 이상 국가 경제 홍보활동이 눈에 띠지 않습니다. 전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매일같이 국가 경제를 설명해야 합니다.한국 기업들도 비싼 호텔을 빌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일회성 로드쇼를 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뉴욕에서 KWR 인터내셔널이라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키드 래빈 사장은 한국 정부나 기업이 해외 IR 활동이 미진하다고 지적, 해외투자가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것을 권했다. 20년동안 컨설팅 일을 해왔고, 최근에 한국과 일본등 아시아 국가의 정부 및 기업 IR을 많이 하고 있는 래빈 사장을 만나 보았다. - 뉴욕의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개혁 속도에 실망하고 있습니다. 한해전에 산업은행은 포드자동차가 대우자동차 가격을 10억 달러 깎아달라고 요구했을 때 그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지금 그만한 가격의 외국인 투자자를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외국인 투자가 한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렇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 국가에서 노동구조 합리화가 지연되고, 정부와 사회적 압력을 가중되는 것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과거의 함정에서 벗어나 변화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 아시아 국가들이 3년전 위기에서 간신히 극복하고 있는 와중에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회복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만. ▦아시아 국가들은 기업 개혁을 지속하고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 외에 길이 없습니다. 97년 통화위기를 계기로 아시아 국가들은 하여금 중대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구조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피할수 없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경제의 흐름에 직면하고 중국의 저가 상품과 경쟁하는 과정에 미국이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주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아시아 경제가 신경과민에 빠졌습니다. 그들은 미국 금융시장 교란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시점에서 아시아 국가에 중요한 것은 경제의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미국이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20년이 걸렸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 국가 IR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선 국가 IR이란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지요. ▦IR이란 기본적으로 기업이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경영 상태, 재정 및 금융상태를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주는 물론 잠재적 투자자들에게도 IR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주주 또는 투자자들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수 있게 되고, 그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며, 기업과의 관계를 보다 우호적으로 맺을수 있습니다. 기업의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주당 순이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주주들에게 공개하는 것입니다. 국가 IR이라는 것도 기업의 IR 범위를 확대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국가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국가가 리스크를 줄이고,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통화가치가 건강하다는 등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자본을 조달할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나 터키와 같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은 뉴욕 월가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금리를 낮추고, 컨트리 리스크를 줄여 자본을 유치할수 있습니다. - 국가나 기업의 IR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투자설명이란 하루이틀 하고 끝낼 일이 아닙니다. 정부나 정부투자기관이 한두번 투자설명회를 한다고 해서 IR을 끝냈다고 할수 없습니다. 로드쇼를 하고 컨퍼런스 미팅을 한다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국가 IR이란 매일 슈퍼마켓에 가는 것처럼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자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중요합니다. 뉴욕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국가, 특정 기업의 경영상태를 추측해서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줄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실적이 내려갔다든지 올라갔다든지 하는 것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주어야 합니다. - 국가와 기업이 IR 활동을 하는데 차이가 있습니까. ▦국가 IR은 국내총생산(GDP)나 통화가치등 거시 자료를 놓고 가령 뉴욕 월가의 기관투자자나 애널리스트, 언론, 오피니언 리더등에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기업 IR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본질적인 개념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가 IR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 인식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한국이 외환위기 이전에 성장율은 높았지만, 국가 인식도가 낮았습니다. 성장률과 국가 인식도 사이의 차이를 줄이는 것을 국가 IR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예컨데 멕시코를 봅시다. 멕시코는 95년 페소화 위기 이후 국가 인식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물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영향도 있겠지만, 멕시코 정부가 월가 투자자들에게 많은 노력을 한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멕시코에 많은 자본이 유입되는 것입니다. - 최근 한국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이 개최하는 해외로드쇼에 투자자들이 잘 모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한국 정부나 기업들이 비싼 호텔을 빌려서 투자자를 모으고 기업을 설명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그들이 로드쇼에 가서 설명 자료를 하나 얻어서 주최측의 설명을 듣는다고 해서 바로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은 한번의 로드쇼로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도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찾아와서 로드쇼를 어떻게 하는 것이냐, 전략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지속적으로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투자가가 로드쇼에 참석한지 얼마후에 그 나라 또는 그 기업에 나쁜 일이 발생했을땐 아무런 설명이 없으면 좋아할리 없습니다. - 한국 기업들에게 해외 IR을 위한 전략을 말씀해주시지요. ▦투자자들은 가장 먼저 수익성을 찾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기업이 한국은 물론 한국 이외에서 얼마나 영업을 하고 있는가, 즉 글로벌 영업활동을 알고 싶어합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어디서 이익을 얻고 있는지, 그 수익 모델을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돈을 투자할 때 믿음을 줄수 있는 것이지요. 이익이 나오지 않는 곳에서 투자가의 신뢰도가 높을수 없습니다. - 뉴욕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습니까. ▦솔찍히 말씀드려서 한국 기업들은 잘 접근하기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들의 능력이나 펀더멘털(기초여건)등을 잘 믿으려들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투자자와의 상호관계를 잘 맺으려고 하질 않습니다.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루넷의 경우를 보면 다른 정보기술 업체들은 영업이 좋은데, 두루넷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것은 한국이 투자를 (IR)과정의 끝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투자는 IR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경제여건이 좋을때는 그런대로 넘어갑니다. 그렇지만 올해처럼 미국의 경기가 나쁠 때 어떤 투자자가 한국에 관심을 갖겠습니까. - 한국 정부가 집단소송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좋은 정책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주주가 투자기관에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할수 있도록 감독당국이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투자가에게 접근하는 정책을 만들려면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그러면 기업이나 투자기관들이 소송을 피하기 위해 투명도를 높이게 될 것입니다. 물론 재계가 반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허니문의 시절이 갔다고도 생각할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집단소송제가 반드시 투자자가에게 이윤을 남겨주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하면 10%의 이익이 20%로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가의 책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 이런 제도를 채택하느냐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터이지만, 투자자와 주주를 보호하고 한국의 자본시장을 제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도입해야 할 제도입니다. - 변호사들이 이 제도가 도입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이겠지요. 그들에게는 비즈니스가 늘어나니까요.(웃음) - 과격한 노동운동이 한국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하지 않습니까.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았던 97~98년엔 많은 투자자들이 노동자들의 과격한 시위를 보고 많은 우려를 했습니다. 저러다가 근로자들이 한국 경제를 망치게 하는게 아닌가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조사한 바로도 투자자들이 한국 노동운동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런 걱정이 덜 한 것은 사실입니다. 투자자들은 노동운동보다는 한국이 얼마나 구조개혁을 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과격한 노동운동이 투자자들의 인식을 나쁘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한국 경제를 들여다볼 때 한국 노동운동이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것은 투자활동에 장애가 되는 것입니다. - 한국 기업들에게 IR에 관해 권할 말이 있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IR이 해외 로드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1회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IR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IR 전략을 발전시키고,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전문가들을 고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비용이 들긴 하지만, IR을 통해 시가총액을 1%를 향상시킨다면 대단한 이익이 아니겠습니까. - 한국 정부에게도 한말씀 해주시지요. ▦한국 정부는 98년 외평채를 발행하기 위해 IR 켐페인을 벌인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일을 끝으로 더 이상 투자활동이 눈에 띠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매일같이 IR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세계에 수천, 수만의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 정부와 한국 경제, 한국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를 전해주십시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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