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서울은행 합병과정에서 불거진 법인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됨에 따라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모색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미국 동북부를 영업기반으로 하는 노아은행에 400만~500만달러가량을 투자해 지분 24%를 인수하기로 노아은행의 대주주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의 교포은행인 커먼웰스비즈니스은행 지분 37%를 3,500만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노아은행 지분도 인수함에 따라 미국 동부 및 서 부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그룹이 이처럼 교포은행의 지분을 속속 인수하는 것은 재미교포 및 현지 진출 기업들을 위한 영업기반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특히 서울은행과의 합병과정에서 불거진 1조7,000억원의 법인세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난 만큼 해외시장 공략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커먼웰스은행에 이어 노아은행 지분까지 인수하기로 한 것은 미국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라며 “외국 금융사와의 합작이나 지분투자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ㆍ신한금융 등은 미국에 자회사나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예ㆍ적금 및 외화송금ㆍ주택담보대출 등의 영업을 전개함으로써 이를 국내 영업활동과 연계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는 미국에 현지법인이나 지점이 없어 교포 및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차질을 빚어왔다. 하나금융지주는 노아은행 인수를 통해 하나은행과 연계된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노아은행은 미국계 은행인 로열뱅크(Royal Bank)의 자회사였지만 지금은 주식 공모 발행을 통해 교포은행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자본금은 1,500만달러이며 6월 중 재미교포 등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주식을 공모, 1,800만달러 규모의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노아은행은 현재 뉴욕과 뉴저지ㆍ필라델피아 등에 10여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