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바나나를 먹지 못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바나나 전염병인 파나마 병이 확산 되면서 바나나 멸종설이 퍼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21일(현지시각) 파나마병의 일종인 TR4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어 이대로라면 바나나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TR4는 바나나 나무의 뿌리를 공격하는 곰팡이 균으로 아직 피해를 막을 수 백신이나 농약도 개발되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병은 바나나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캐번디시 품종에 치명적이다. 현재 1000종에 달하는 바나나 품종이 있지만, 캐번디시는 글로벌 작황의 45%를 차지한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의 대부분도 캐번디시 품종이다.
하지만 캐번디시는 TR4에 의해 초토화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동남아시아 바나나 농장을 전멸시킨 TR4는 최근에는 중동과 아프리카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TR4가 세계 최대 바나나 생산 지역인 남미로 확산될 경우 장기적으로 바나나를 쉽게 먹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지난 2010~2012년까지 남미는 전 세계 바나나 수출의 81%를 차지했다. 미국 등 상위 소비국 대다수도 남미에서 바나나를 수입해 온다. 그러나 이미 유엔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2012년 TR4의 확산으로 전 세계 바나나 생산은 전년보다 3.8%가 줄어들었다.
1989년 파나마병(푸사리움)의 일종인 ‘TR4’를 처음으로 발견한 랜디 플뢰츠 플로리다대학교 식물병리학과 교수는 “현재는 곰팡이 균이 번지는 것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번 발병한 TR4를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고의 예방책은 이 병의 확산을 막는 동시에 새로운 유전자군을 찾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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