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태 변호사

“이번 판결은 국내 수사기관의 잘못된 초동수사 관행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치과의사모녀 살인사건의 피고인이었던 이도행 씨의 변호인 김형태(46) 변호사는 피의자 인권보호를 위해 수사 초기부터 과학적 기법을 동원하는 입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판 OJ심슨 사건`으로 불리우는 이 사건의 변호를 맡아 지난달 27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변호사는 “수사기관과 법의학자들이 초동수사를 잘못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던 젊은이의 8년 인생을 망쳐놓았다”며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련 경찰과 검찰, 법의학자 등에게 민ㆍ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사시 23회에 합격, 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창립때부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수경 씨와 문규현 신부 방북사건, 한진중공업 박창수 노조위원장 의문사사건 등 시국 공안사건을 주로 맡아 흔히 `제2세대 인권변호사`로 일컬어진다.

김 변호사는 지난 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의 특별검사보를 맡기도 했다. 현재 참여연대 공익법감시센터 소장과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를 겸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참여연대 등을 중심으로 반인권적 형사소송법 규정 개정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이도행 씨 판결을 계기로 사형폐지운동 등 인권위가 벌이고 있는 활동들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한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