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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대우의 제살깎기(헤드라이트)

『절대 물러서지 마라.』무이자할부에 대한 현대와 대우자동차의 입장이다. 남이하면 절대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 회사는 최근 이런 저런 명분을 내세워 무이자할부 판매에 들어갔다. 『무이자는 없다』며 질적판매를 외치던 기아자판의 최고경영자는 최근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제 경영정상화의 핵심인 판매확대를 위해 기아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는 뻔한 일이다. 자동차시장을 움직이는 3사에서 판매경쟁에 관한한 어떤 통제장치도 없다는 것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4만대를 무이자로 판매하면 5백억원 이상을 앉아서 손해본다』면서도 『다른 업체가 하는데 어쩔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올해 초 최고경영자들이 만나 무이자할부는 공멸이라는데 의견을 모았고,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이를 재확인했다. 그런데 그 합의는 맥없이 무너졌다. 「깨진합의」의 책임소재를 놓고 감정대립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누가 끝까지 버티는지 해보자는 모습이다. 정말 이렇게 밖에는 할 수 없는가. 올들어 수시로 되풀이되는 무이자할부의 과당경쟁은 「서로죽기」다. 공생을 모색해야 할 때 공멸을 찾는 꼴이다. IMF 구제금융시대에 국내 자동차산업은 주목거리다. 특히 IMF를 움직이는 미국이 현재 우리업체들에 대해 행사하고 있는 압력의 핵심이 설비확장에 대한 견제라는 것은 누구보다 업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전세계 자동차업계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손실이 너무 커) 무이자할부라는 제살깎기식경쟁을 하면서 과잉설비를 스스로 인정하는게 올바른 행동인가. WTO(세계무역기구)는 후발개도국의 성장에 대한 선진국의 견제장치다. WTO의 선진국견제, 여기서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무한경쟁에서는 무엇보다 마음을 열고 상대를 인정하며, 우리끼리 협력방안을 찾는 선의의 경쟁을 해야한다. 전략적제휴, 상생과 공생이 강조되는 것은 그게 거역할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강조하는 자동차 최고경영자들이 「서로 손해보기 경쟁」하나 잡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가 안된다. 결단을 기대해 본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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