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TX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6.87%(640원) 오른 9,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룹내 핵심 사업인 STX조선해양은 가장 큰 폭인 7.80%(800원) 급등했다. STX메탈(7.21%), STX엔진(7.14%), STX팬오션(7.01%) 등 다른 계열사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STX그룹주의 상승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채권단과의 재무개선약정 체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STX그룹이 이번 약정체결을 통해 비주력 계열사 지분과 자산 등을 대거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본격 나설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동성 확보는 물론 부채비율 감소 등 양호한 재무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단과의 재무약정 체결은 새로운 뉴스는 아니지만 그동안 제기돼 온 재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그룹은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등 주력 자회사들의 업황부진으로 현금흐름의 악순환등 유동성 우려가 지속 제기돼 왔다. 특히 사업구조가 조선-해운-조선기자재 등으로 편중되면서 업황 부진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해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돼 왔다.
올해 STX그룹의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는 1조4,000억원 규모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조2,000억원 규모이며, 선박금융 등이 2,4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중 STX OSV 지분매각으로 8,000억~1조원 가량의 자금유입이 예상되는 데다, 채권단과 재무약정을 체결하면 차환발행 등이 원활해지면서 유동성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STX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채권단과 약정을 체결하면 무리한 M&A는 자제하고 사업을 내실화하는 데 주력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농협, 우리은행 등 STX그룹 주요 채권단 4곳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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