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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불신 커가는 日정계 이합집산
입력2002-12-27 00:00:00
수정
2002.12.27 00:00:00
국민과 정치가를 이어주는 3개 요소를 국민들에 가장 가까운 것부터 열거하자면 정책, 선거, 정치자금 순이 된다.국민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정책이지만, 대다수 정치인 입장에서는 역시 정치자금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보수신당'이다.
공산당 의원이 자민당에 입당한다면 놀랄 일이지만, 요즘 정계에는 이를 제외한 모든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고 있는 듯하다.
정책상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가로부터 정당 조성금이라는 명목의 돈을 타내서 선거에서 당선하는가를 기준 삼아 움직이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얘기다.
법안을 심의하는 이들이 프로 정치인들의 집단이니 만큼 어떻게 하면 조성금을 얻을 수 있을지 하는 연구도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성립된 것이 보수당 분열과 보수신당 결성이다. 12명의 보수당 가운데 3명이 빠지는 대신 민주당에서 5명이 합류, 총 14명이 신당을 창당했다.
보수당 노다 다케시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다가 결국엔 불참을 선언하고 자민당에 입당한다고 한다.
이들이 '포스트 고이즈미'의 인재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는 자민당에 입당해서 차기 정권을 노린다고 보고 싶지는 않지만, 기본 축이 흔들리는 정치인들이 너무나 많다.
자민당 정치에 대한 부정에서 출발한 호소카와 정권 이래 정계 재편극이 벌어지고 있지만, 자민당이 변모한다기 보다는 다른 정당이 자멸과 자해 사고와 자멸만 눈에 띄는 현실이다.
정론을 내세워 총리와 여당을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야말로 야당의 묘미이거늘, 어제까지 공격을 퍼붓다가 어느날 갑자기 "오늘부터는 여당"이라는 식이래서야 국민들은 황당할 따름이다. 야당에 있는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예 의원 배지를 떼어야 할 것이다.
비례대표로 선출된 정치인은 소속 정당을 바꿀 수 없다. 그 때문에 '신당'의 형식을 갖춘다.
실상은 합류 또는 합병이지만, 법망을 피하기 위해 '신당'임을 내세운 것이다.
입바른 소리만으로는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물론 잘 알지만, 돈이나 표를 노리고 이합집산만 반복한다면 일본 정치는 영원히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 정책에 대한 논쟁이 가장 필요한 때에, 한심한 노릇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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