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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체 접속료 '뜨거운 감자'
입력2006-05-29 17:04:29
수정
2006.05.29 17:04:29
'LGT 기분존' 출시후 '차등적용' 논란 불거져<br>KT "수익감소" SKT도 "KTF 무임승차" 불만<br>"문제 커지면 전체 불똥" 업계 벙어리 냉가슴만
통신업체 접속료 '뜨거운 감자'
'LGT 기분존' 출시후 '차등적용' 논란 불거져KT "수익감소" SKT도 "KTF 무임승차" 불만"문제 커지면 전체 불똥" 업계 벙어리 냉가슴만
정구영 기자 gychung@sed.co.kr
LG텔레콤이 KT의 유선전화를 공략하기 위해 ‘기분존’ 서비스를 내놓은 후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접속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도 LGT와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접속료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접속료란 통신업체가 다른 회사의 통신망을 이용한 대가로 주는 돈이다. 예를 들어 KT의 시내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LGT가입자에게 전화를 걸 때는 KT 및 LGT의 통신망을 이용해야 한다. 이 경우 KT는 전화요금 가운데 일부를 접속료로 LGT에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LGT 등 후발 업체가 KT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해 접속료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LGT의 접속료가 KT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접속료 시장 규모는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접속료가 상당한 폭으로 조정되면 한해에 수 천억원의 뭉칫돈이 특정 업체로 몰릴 수도 있다.
◇KT, ‘기분존’으로 접속료 수입 격감 우려= KT는 최근 “LGT의 기분존 서비스가 국민들의 통신료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통신위원회에 고발장을 냈다. KT의 ‘통신료 부담 증가’ 주장은 접속료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현재 LGT의 접속요율은 분당 54.98원인 반면 KT의 접속요율은 분당 18.13원이다. LGT가입자가 기분존을 통해 KT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면 LGT는 KT에 분당 18.13원만 주면 된다. 반면 KT가입자가 LGT의 기분존 가입자에 전화를 하면 KT는 LGT에 분당 무려 54.98원을 내줘야 한다. 기분존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KT로서는 손해다.
KT가 LGT의 기분존 서비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SK텔레콤마저 기분존과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T의 접속요율은 분당 32원. SKT까지 LGT와 유사한 서비스에 들어갈 경우 KT의 접속료 수입 급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면 KT는 접속요율 조정을 정통부에 강력히 요구할 수 밖에 없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분존에 대한 KT의 대응과정에서 접속료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며 “어떻게 보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접속료 조정은 ‘뜨거운 감자’=접속료에 대해 민감한 것은 비단 KT만이 아니다. 접속료에 관한 한 이동통신업계의 갈등이 더 깊다.
LGT의 경우 지난 2004년 접속료율이 분당 52.9원에서 58.55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접속료 수익이 전년 대비 531억원이나 늘었다. LGT의 경영실적이 호전된 데는 접속료 조정도 크게 기여했다.
반면 지난 2004년 SKT의 접속요율은 분당 41.0원에서 31.81원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접속료 수익도 2,440억원이나 줄었다. LGT는 그 당시 SKT의 시장선점에 따른 누적 접속료 수익이 많은 만큼 차등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통부도 LGT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SKT에 비해 KTF와 LGT는 각각 50%, 84%나 높은 접속요율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SKT는 KTF의 접속료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꼴찌’인 LGT는 그렇다 치고 가입자가 무려 1,250만명에 이르는 KTF조차 높은 접속료율을 적용 받는 것은 ‘무임승차’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유무선 통신업체를 가릴 것 없이 접속료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데는 조심스런 모습이다. 진흙탕 싸움을 벌일 경우 괘씸죄로 정통부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도 크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두 할 말은 많겠지만 드러내놓고 목소리를 높이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접속료 수입을 설비투자 확대나 이용요금 인하와 연결해 정보통신 정책을 펴는 것도 논란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5/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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