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캐피탈업계와 일부 금융사들은 현대캐피탈의 입찰 참여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까지 연출됐다. 관심의 주인공이 된 현대캐피탈은 "우리파이낸셜의 중고차사업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입찰에 참여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캐피탈업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초에는 현대캐피탈이 아닌 현대커머셜에서 TF팀을 구성,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검토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커머셜은 중장비 리스나 중고 상용차(버스, 트럭, 화물차 등) 할부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할 경우 중고 승용차나 리테일 할부금융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중고 승용차 할부대출시장에서 9월말 기준 이미 4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2위 기업인 우리파이낸셜(점유율 20%)과 덩치 차이가 두 배나 난다. 현대캐피탈이 주장한 '시너지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007년 9월 우리금융지주가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한 이후 1년여에 걸쳐 현대캐피탈의 본부장급 임원을 포함해 30여명의 핵심 인력들이 대거 우리파이낸셜로 이동했다. 우리파이낸셜의 상품 구성이나 업무 프로세스, 인프라 등이 현대캐피탈과 상당부분 겹친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우리파이낸셜 입찰 참여는 현대캐피탈 내부의 일부 임원들조차도 입찰마감 직후 사실을 확인할 정도로 급작스럽게 진행됐다는 것이 안팎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현대캐피탈이 M&A시장에 알짜 캐피탈사가 매물로 등장할 때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본입찰에서는 빠지는 행태를 반복했다"며 "이번에도 실사 과정에서 회사 주요 정보만 열람한 채 손을 빼려는 의도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캐피탈은 앞서 2008년 군인공제회가 매각을 추진한 한국캐피탈과 2005년 아주그룹에 편입된 대우캐피탈 등 주요 캐피탈사 매각의 예비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