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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자기업이 배당?
입력2007-02-11 17:08:26
수정
2007.02.11 17:08:26
대한화섬·한국전기초자등 손실불구 실시예정<BR>"최대주주·기관·외국인 의식 과잉 배당" 논란
주총을 앞두고 일부 상장사들이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도 배당을 하는 기업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최대주주나 기관, 외국인들의 압력을 너무 의식해 ‘과잉배당’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화섬, 한국전기초자 등은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국지배구조개선펀드(KCGFㆍ일명 장하성펀드)가 지분 5.15%를 취득해 유명세를 탄 대한화섬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화섬은 지난해 4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영업손실도 16억원에 달했다. 매출도 전년대비 44.3% 감소한 1,387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대한화섬은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1주당 750원씩 총 8억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대한화섬 관계자는 “지난 2002년에 손실을 기록했을 때도 내부 유보금 등을 활용해 배당을 했었다”며 “매년 해오던 것을 올해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83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한국전기초자도 40억원(주당 500원)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기초자는 2005 회계연도에 7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모두 60억원을 배당했다.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유니온스틸도 배당을 실시한다. 당기순이익은 9억원을 기록했지만 배당액은 32억원(주당 500원)에 달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유니온스틸은 일반주주에게는 1주당 500원, 최대주주인 동국제강에는 250원씩 차등배당을 할 예정이다.
이들 적자기업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화섬은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55.47%에 달하고 있고 전기초자도 42.76%에 이른다.
증권업계관계자는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배당을 하는 것을 일견 주주에 대한 배려로 볼 수도 있으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경우에는 그렇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익이 대폭 줄어든 기업도 외국인 등을 의식해 배당 규모를 지난해와 같게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리고 있다. 12일 상장사 가운데 가장 먼저 주총을 여는 넥센타이어를 비롯해 LG, 동국제강, 농심홀딩스, 두산중공업, LG생활건강, 신성이엔지, 고려제강, 인지컨트롤스 등은 순이익이 전년보다 20% 가량 줄었음에도 배당액은 지난해와 같거나 오히려 늘렸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이익이 줄었음에도 외국인 주주나 기관들의 압력을 의식해 배당액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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