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우수 고객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인 것으로 파악됐다. 후발 은행의 서비스가 낫고 그만큼 이들을 찾는 부자 고객들이 많을 것이라는 속설이 증명된 셈이다.
대부분의 은행에서 우수 고객 비중은 10명 중 1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저금리를 맞아 브랜드 충성도가 있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에도 최근 1~2년 새 시중은행의 우수 고객 비중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수 고객은 예·적금 등 금융상품 가입, 카드 사용 실적, 급여 이체, 거래기간 등을 합산해 산출되는데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 금리 우대, 자산 관리 정보지 수령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새 시중은행의 우수 고객 비중은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우수 고객 비중은 올 4월 말 기준으로 전체의 11%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말 10.3%, 지난해 말 10.8% 등에서 보듯 우수 고객 비중이 순차적으로 늘어났지만 그 폭은 작았다.
신한은행의 우수 고객(탑스클럽) 비중은 올 4월 기준 12%로 지난해 말보다 3%포인트 커졌다. 4개월 새 우수 고객 폭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2012년 말 비중이 12%였음을 감안하면 줄었다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4대 은행 가운데 우수 고객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올해 우수 고객 비중은 19.6%로, 꾸준히 19% 중후반을 왔다 갔다 했다.
지점이나 고객 수 등이 적은 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우수 고객 요건 문턱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역적 기반을 갖춘 NH농협은행은 10%를 밑돌아 가장 낮았다. 4월 기준 우수 고객 비중은 9.4%에 그쳤다.
시중은행들은 우수 고객을 4~5개 등급으로 나눈다. 가령 신한은행은 클래식(C), 베스트(B), 에이스(A), 프리미어(P) 등으로 농협은행은 블루, 그린, 로얄, 골드, 탑클래스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등급이 나눠져 있어 단계별 고객 혜택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대동소이하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달리 보면 저금리로 금리 민감도가 커지는 등 고객 이탈 요인이 증가하고 있지만 고객의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은행의 차별화된 노력은 부족하다는 뜻이 된다. 한 금융계 고위 인사는 "앞으로 밀착형 고객 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우수 고객 관리도 관행대로 해오던 패턴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며 "금리 우대 같은 혜택도 고객의 성향이나 특징에 맞춰 차별화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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