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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벤처인에 박수를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넷 산업이 격동의 세월을 겪으면서 살아남아 잘나가는 벤처 기업도 있고 아예 사라진 업체들도 있지만 이들 모두가 현재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는 데 밑거름이 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지난 2000년 초반 벤처 붐이 한껏 일었을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모 벤처기업 창업자의 뼈 아픈 당부다. 연말연시 각종 송년모임으로 여기저기 북적대고 있다. 그러나 경기불황으로 예전의 화려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3~4년전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수백억원의 자금 동원에 성공, 흥청망청 접대비를 썼던 벤처기업들이 사라지면서 `닷컴의 상징`이었던 테헤란밸리는 예년보다 조용하다. 당시에는 `벤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대접을 받는 이른바 `벤처 천하`였지만 이제는 `벤처`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전락했다. `김대중 정부의 실패한 벤처 정책` 등 여러 가지 진단이 나오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벤처기업인 스스로의 `모럴 해저드`가 문제였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별로 없다. 격동의 세월을 지나 차분한 마음으로 화려했던 그 시절을 돌아보는 벤처계의 OB(Old Boys)들은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한다. “당시에는 벤처라는 말 자체가 무슨 통행증이나 되는 것처럼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이제 돌이켜 보면 왜 좀더 책임있는 경영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듭니다. 힘 있는 사람들에게 접대를 하면서 펀딩 받는 데 열을 올리기 보다 기술개발에 매진했더라면 회사는 건재했을 텐데요…”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한국경제의 지도를 새롭게 그려 낸 벤처의 업적은 인정해야 마땅하다. 이제 웬만한 업무는 인터넷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으며 토종 정보기술(IT)들은 외화 벌이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최근에 만난 모 벤처 기업 사장은 “그 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술개발, 핵심인력 양성, 해외수출 등을 통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게 벤처기업인들의 현주소”라며 “벤처정신으로 무장하고 살아 남기 위해 애쓰고 있는 이들을 보다 따스한 눈으로 봐 줄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물론 따스한 배려의 전제 조건은 제대로 된 벤처인의 모습일테지만 이제는 우리도 냉정한 시선을 거둘 때가 됐다. 진정한 벤처정신은 벤처기업인 뿐만 아니라 어려운 국가경제를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하는 우리들에게도 요구되는 덕목이기 때문이다. <정민정기자 성장기업부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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