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일하는 엄마’에 대한 선입견과 형식적인 모성보호제도, 인사상 불이익 등이 ‘워킹맘’을 가장 힘들게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모성친화적 제도가 마련돼 있어도 직장상사의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25일 삼성경제연구소 진현 수석연구원은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제2차 ‘100세 시대 대비 저출산·고령사회 포럼’주제 발표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21개 기업에 근무하는 워킹맘과 워킹맘의 관리자 및 동료, 인사담당자에 대해 인터뷰(71명)와 설문조사(1,931명)를 실시한 결과 워킹맘의 주요 갈등 대상으로는 회사제도와 분위기(53.7%), 직장상사·동료(29.2%), 자녀(27.4%), 남편(18.4%), 친정·시어머니(10.6%) 등이 꼽혔다. 특히 회사의 제도와 분위기 중에는 ‘일하는 엄마에 대한 선입견’, ‘형식적인 모성보호제도 운영’, ‘조직에서 성장 비전 부족’,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조직문화’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 ‘워킹맘에 대한 인식 격차’, ‘상사의 인격 모독성 언행’, ‘과도한 야근 위주의 업무관리’등은 직장상사 및 동료와 갈등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자녀 문제에 관해서는 '보육기관의 질과 육아비용', '엄마 역할을 못하는 데 대한 죄책감', '학부모 네트워크에서의 소외', '노동력과 시간을 요구하는 학교' 등이 애로사항으로 지적됐다. 남편은 가사 분담을 잘 하지 않거나 육아 과정에서 보조적인 역할만 하는 것도 워킹맘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성친화적 제도가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 이유로는 상사의 눈치가 보이고(44.1%), 인사상 불이익이 두렵거나(37.5%), 회사의 의지가 부족해서(27.2%) 등이 꼽혔다. 워킹맘의 회사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인사상 불이익(42.4%), 만성적 야근 및 과다한 업무(32.9%), 예측하지 못하는 야근과 회식(29.9%), 미래 경력에 대한 불안감(29.9%), 남성 위주의 네트워크(26.5%), 관리자의 배려 부족(26.4%) 등이 꼽혔다. 흥미로운 점은 조직내에서 관리자 혹은 동료와 워킹맘들 사이의 인식의 간격이다. 워킹맘이 차별 없이 조직내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워킹맘들은 전혀 아니다(12.3%), 아니다(35.3%), 보통이다(32.3%), 그렇다(18.5%) 등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반면 관리자들은 매우 그렇다(7.6%), 그렇다(43.0%), 보통이다(32.9%), 아니다(14.2%)로 답해 현격한 인식 차를 나타냈다. 또 워킹맘이 조직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으로 워킹맘 자신들은 '자기개발 소홀'을 꼽은 반면, 관리자는 '갑작스런 업무 공백', 동료는 '야근 등 회피'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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