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미국 씨티그룹 같은 지주사형 투자은행(IB)으로 변신한다. 산은은 자회사인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는 대신 IB 업무를 이관하고 산은자산운용과 합병해 대우증권을 한국의 선도적 IB로 키우게 된다. 기업은행은 장기적으로 민영화를 목표로 일정 및 발전계획을 수립하기로 했으며 수출입은행은 해외자원 개발 등 대외정책금융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을 논의한 뒤 발표했다. 정부는 3단계로 추진할 산은 개편에서 1단계로 민간 금융기관과 마찰을 빚고 있는 기업회사채 인수나 수도권 단기담보대출 등의 업무는 3~5년 내 축소하거나 자회사로 넘겨 정리하기로 했다. 대신 산은 본연의 정책금융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공투자본부를 신설해 지역 및 사회 개발, 성장동력산업 육성 지원에 주력하게 했다. 아울러 산은 내 IB 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2단계에는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산은 내 IB파트와 산은자산운용을 합쳐 선도적인 금융투자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산은은 씨티나 HSBC 같은 지주사형 IB로 바뀐다. 정부는 3단계에서 산은 금융투자사(대우증권)에 대한 민자참여 확대나 매각 여부를 검토한다. 하지만 정부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오는 2009년께 산은의 IB 자회사(대우증권ㆍ산은IB파트ㆍ산은자산운용)를 출범시켜 4~5년 간 육성한 뒤 매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어서 금융계는 선도적 IB이자 산은의 핵심이 될 IB 자회사를 정부나 산은이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또 다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민영화는 중소기업금융 상업화, 공기업 민영화 추세 등에 비춰볼 때 불가피하지만 중기 정책금융의 필요성을 감안,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연내 기업은행 민영화 일정을 제시하고 ‘중기 전문은행’으로의 발전방안도 수립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큰 개편 없이 해외 플랜트 건설 및 자원개발 사업과 연계된 대외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장기 발전방안 마련에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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