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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활성화하려면

2002년 6월 우리는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태극전사들의 승리와 더불어 수백만 인파가 하나된 마음으로 그동안 잠재돼 있던 패배주의를 말끔히 걷어버린 느낌이다. 이동통신업체를 비롯한 국내 IT 기업들의 신인도도 월드컵을 계기로 한층 제고됐다고 한다. 참으로 신명나는 일이다. 하지만 벤처업계를 살펴보면 지금의 열기와는 반대로 여전히 시들시들하다. 연일 코스닥 지수는 곤두박질치고 있고 벤처기업의 자양분 역할을 해주던 벤처캐피털들도 힘에 부쳐있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서 8개사가 창투업 등록증을 반납했다. 벤처캐피털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회수가 안되면 투자가 없다는 것이다. 올들어 코스닥 승인율은 50%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평균 승인율인 81%에 비해 턱없이 낮아진 수치다. 등록은 이렇게 강화됐는데 퇴출은 그대로다. 지난해 한해의 코스닥 신규 등록업체는 170개사인데 비해 등록취소된 기업은 단 9개사에 불과했다. 나스닥은 지난해에 145개사가 신규 등록된 반면 770개사가 퇴출됐다. 벤처캐피털이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하는데 있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퇴출제도 개선에 있다. 퇴출을 강화해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시장에서 정당하게 벤처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현행 퇴출제도는 부적격 요인이 발생할 경우 요건에 따라 유예기간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예기간제도 운영은 신규 등록기업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시장의 질적하락을 초래하며 투기거래를 조장하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또 부실화된 기업의 경우 실제로 회생사례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며 당초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유예기간을 단축 또는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 조기퇴출을 유도해야 한다. 나스닥 등 주요 선진국 시장에서는 퇴출요건을 별도로 두지않고 상장유지 요건 위반시에 바로 조기퇴출하고 있다. 이에 따른 투자자 보호와 퇴출기업에 대한 회생기회 부여는 제3시장을 통해 추진함으로써 정규 시장의 건전성 유지 및 제3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해낼 수 있다. 제3시장은 코스닥 시장과 비교해 올들어 거래량이 0.3%, 거래대금은 0.0003% 정도 밖에 안된다. 기본적으로는 인식의 문제도 있지만 제도적으로는 거래 및 운영이나 세제 형평성의 불균형에도 기인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 매매방식 및 가격변동폭 제한 도입으로 거래활성화 및 시장 신뢰성을 제고하는 한편 제3시장 업체의 코스닥 등록시 우선심사, 상장 및 등록 수수료 면제, 감면혜택 등을 부여해 우수 벤처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두번째로 등록심사의 문제다. 현재 등록심사시에는 양적요건과 더불어 실질심사 요건을 동시에 심사하고 있다. 기재의 허위성, 재무 안정성, 부도발생 가능성 등 질적인 사항을 심사하고 있지만 현재 회사개황ㆍ사업내용ㆍ재무상황ㆍ등록 적정성 등 사실상 회사관련 전항목을 심사해 심사의 집중도 저하가 우려된다. 또한 대부분 심사항목 기준이 '적정성'ㆍ'내용 합리성'ㆍ'자료 충실성'ㆍ'구체적 기술여부'등으로 불명확해 심사 결과에 대한 불복 등 문제야기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심사요건의 문제는 벤처캐피털뿐 아니라 벤처기업들에 있어서 생존의 문제다. 회수기회의 축소는 결국 벤처캐피털의 자산고정화를 야기해 벤처기업에 대한 재투자 가능재원을 축소하게 된다. 실질 심사요건 축소를 통해 가능성 있는 벤처기업의 직접금융 기회를 확대하고 벤처캐피털의 투자자산을 유동화시켜 우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유도하는 등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시켜 국민 경제에 대한 기여를 높여야 한다. 세번째는 벤처캐피털업계에서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매각 금지기간, 이른바 락업(Lock- up)제도의 개선문제다. 코스닥 시장에 등록되는 기업의 주가는 공모 물량을 배정받은 기관들이 등록시점에 맞춰 물량을 쏟아내기 때문에 대부분 등록 일주일이면 결판이 난다. 락업제도로 한~두달 후에나 매각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들의 수익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고 낮은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벤처캐피털은 투자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 벤처캐피털의 수익률 저하는 자금 회수 위축으로 인한 투자부진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을 초래하게 된다. 일년 이내 단기성 투자에 대해서만 벤처캐피털에 락업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때 기간은 기관투자자와 동일기간을 적용해야 한다. 또 순수 장기투자에 대해서는 적정투자 기간의 개념을 적용, 현재의 락업적용을 배제해야 할 것이다. 한국 축구의 힘이 12번째 선수인 붉은악마에 있다고들 한다. 프로축구 경기장이 텅 비어있을 때도 항상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붉은악마였고 끊임없이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준 것도 그들이었다. 벤처가 처음 만나는 곳에도 어려울 때 같이 고민하고 성공의 기쁨을 나누는 곳에도 어김없이 벤처캐피털이 있다. 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에 있어 붉은악마와도 같은 존재다. 그들의 역동적 모습에 한국 벤처의 미래를 걸어본다. /백기웅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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