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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환란 2년] 3. 인도네시아
입력1999-07-02 00:00:00
수정
1999.07.02 00:00:00
최인철 기자
아시아에 환란의 광풍이 불어닥친지 2년만에 대부분 국가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인도네시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인도네시아가 이처럼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데는 정치적 불안 요인이 크게 작용을 하고 있다. 지난해 환란 여파에다 수십년간 철권통치를 자행해온 수하르토 전 대통령을 몰아내면서 겪었던 정정불안의 흔적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치뤄진 총선은 큰 잡음 없이 진행됐지만 인도네시아의 국부(國父) 수카르노의 딸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의 민주투쟁당(PDIP)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상당 기간 동안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PDIP의 승리로 평화적 정권교체 및 정치·경제개혁을 희망하고 있으나 여러가지 여건상 그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집권 골카르당이 나름대로 선전, 메가와티를 견제할만한 수준인데다 연정에 필수적인 회교계의 지원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교계는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무시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야당들은 메가와티의 국정운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여성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공공연하게 불가론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도네시아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도 곱지 않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도 국민이 원하고 있는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메가와티가 하비비 현 대통령보다 오히려 덜 개혁적인 인물이라고까지 혹평했다.
그러나 이같은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하비비 대통령 정부의 경제개혁 조치로 다소 개선의 여지가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치유 불가라고까지 전망됐던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있고 수하르토 가문에 의해 지배됐던 산업계의 「정실(情實) 자본주의」양상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하비비 대통령도 6월중순께 가진 경제회의에서 『1년간에 걸친 경제회복 노력으로 경제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2·4분기 경제성장률은 1.82%를 기록, 1년반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앞으로 루피아화는 달러당 7,000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고 인플레율도 10%에 머물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정부 역시 금리를 20%대로 낮춰 경제기조를 성장 분위기로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하반기께는 회복세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결국 인도네시아의 미래는 연말께 있을 대선에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고 과감한 경제·금융개혁이 지속될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될 조짐이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최근 조사한 결과, 펀드 매니저들은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이라며 적극적인 매수 의사를 보였다. 비록 지금은 지지부진하지만 안정을 되찾을 경우 높은 수익을 안겨줄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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