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22세의 젊은 금속공이 기묘한 연필을 발명했다. 버튼을 누르면 연필심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혁신’ 장치. 지금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샤프펜슬’의 탄생이었다. 샤프펜슬을 발명한 이 청년의 이름은 하야카와 도쿠지. 그는 이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창업자가 되는데 그 기업의 이름은 ‘샤프’다. 샤프하면 소니나 마쓰시다 등에 비해 그 지명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혁신성’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1951년에 일본 최초로 텔레비전 발매했고 1960년에는 일본 최초 컬러 텔레비전 발매했다. 또 1962년에는 전자레인지를 발명했고, 1966년에는 세계 최대의 태양전지를 일본 미가시마 등대에 설치해 태양에너지 시대를 여는 등 언제나 샤프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의 ‘혁신’이 시대의 진보로 이어졌다. ‘샤프를 창조한 사나이’는 이 모든 것을 이끈 하야카와 도쿠지의 삶을 일대기로 구성한 책이다. 그의 삶은 그야 말로 역경의 연속. 생가의 몰락으로 채 두 살도 되지 않아 양자로 보내졌다. 또 가난으로 초등학교를 1년도 마치지 못한 채 8살 때 금속공장의 견습공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22살에 샤프펜슬을 발명해 잠시 성공하는 듯 했으나 1923년 일본 관동지방을 덮친 간토대지진으로 인해 사업에 실패하고 아내와 두 아이까지 잃었다. 하지만 하야카와는 이 불행을 역전의 발판으로 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에도 항상 ‘혁신’의 자세를 잊지 않고 도전하기를 두려워 하지 않았던 것. 책은 이렇게 한 시대의 기술적 진보를 이끌어 낸 하야카와의 일대기를 통해 ‘혁신적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절대 남을 모방하거나 시류에 뒤따라 가려고 하지 않고 경쟁자가 나를 모방하도록 만들겠다는 정신. 이런 정신이 있었기에 무일푼으로 시작한 샤프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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