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자금조달에 70% 이상을 차지하는 카드채의 만기규모가 다음달부터 두달 동안에만 무려 2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뜩이나 외화차입 등 유동성 규제로 돈줄이 막힌 신용카드 업체들로서는 영업확대 못지않게 자금조달이라는 고충을 또 하나 안게 됐다. 더욱이 유럽발 위기가 자금시장 전체로 확산될 경우 카드사들이 다시 한번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오는 형국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다음달과 내년 1월 카드사들이 상환해야 할 카드채 규모가 총 2조5,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다음달에 상환해야 할 금액은 1조1,300억원. 이어 내년 1월에는 올해 1ㆍ4분기 전체 카드채 상환금액(4,500억원)의 3배가 넘는 1조3,9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말과 내년 초 카드사들이 급한 불을 끄더라도 내년 말까지 대규모 카드채 만기가 집중돼 있어 내년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카드채 중 2011년 하반기 및 2012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는 총 18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카드채의 52%를 차지한다. 전체 카드채 규모는 35조1,000억원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눈덩이 카드채 상환 부담을 짊어지게 된 데는 지난 2008년과 2009년에 2~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또 KB카드 분사로 이 회사가 갖고 있는 은행채 만기 시점이 다가온 것도 만기 도래 러시에 한 몫을 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카드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이나 자산운용사 등이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대규모 카드채 만기 도래가 불안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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