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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파워 코리아'를 향해] <3>'플러스 알파' 산업을 키워라

'한류'를 '한류 이코노미'로 이어가야<br>제조업 위주 산업으로는 고용없는 성장 지속 불가피<br>기존 산업에 창의·오락성 가미로 한단계 도약 꾀해야<br>역동적 국민기질·IT인프라등 잠재력도 세계최고 수준


영화 ‘반지의 제왕’이 한창 인기를 누릴 때 촬영지인 뉴질랜드에는 ‘프로도 경제(Frodo Economy)’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프로도는 영화 속 주인공의 이름으로 ‘반지의 제왕’이 뉴질랜드 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를 지칭한 단어다. 실제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영화 촬영과 그에 따른 관광객 증가 등으로 신규 고용만 2만여명이 증가했다. 감성과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산업의 위력을 새삼 일깨워준 셈이다. 성장의 핵심 축이 정보에서 창조로 전환되면서 우리 역시 제조업에다 창의성ㆍ오락성 등을 가미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한류와 관광을 결합한 상품이 대표적인 예다. 또 김치냉장고ㆍPC방ㆍ노래방 등은 본래의 상품에다 플러스 알파(창의ㆍ독창ㆍ오락성 등)를 가미, 산업의 연성화를 꾀하면서 기존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킨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플러스 알파 산업의 현 주소는 취약한 국제경쟁력, 국가적인 비전 미흡 등 풀어야 될 숙제가 적지않은 것도 현실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제조업 위주의 산업과 성장으로는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고용 창출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계에 도달한 제조업 위주 성장=한해 연간 30만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정경제부가 지난해 분석한 결과 한국 경제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일자리는 연간 25~26만개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30만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가 예산을 들여 4만~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한국 경제가 제조업 위주의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 성장해오면서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오히려 일자리는 줄면서 고용 없는 성장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표적 제조업인 정보기술(IT)산업의 취업유발계수(10억원 투자시 고용인원)는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추락하면서 10명 이하로 하락했고 이런 추세라면 신규 고용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단계에 곧 도달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취업자의 60%가량을 담당하는 서비스업도 제조업 위주 정책과 제조업ㆍ서비스업 간의 단절 등으로 생산성 저하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드웨어에 플러스 알파를 입혀라=삼성경제연구소는 ‘소프트 강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보고서에서 기존 산업에 플러스 알파를 가미하는 소프트화가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21세기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된다는 충고도 제시했다. 하지만 우리는 플러스 알파를 통해 적잖은 성과도 만들어냈지만 외국 등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겨울연가 등 한국 드라마가 한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 열풍이 한류를 만들어냈지만 ‘한류 이코노미’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제조업에다 플러스 알파를 가미하는 것도 미진하다. 우리는 섬유산업ㆍ농업 등 기존 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섬유산업에 패션을 결합, 패션 강국으로 자리잡았고 프랑스는 포도주에 문화를 넣어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본축적도 미약하다. 반도체ㆍ조선 등에서는 적잖은 글로벌 기업이 있지만 소프트산업에서는 미국의 타임워너, 일본의 소니 등과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한 곳도 없는 게 대표적인 예다. ◇한국인의 무한한 가능성=그러나 플러스 알파 산업에서 한국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IT 등 인프라, 한국민의 역동적 기질 등 여러 면에서 플러스 알파 산업을 키우기에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다. 단적인 예로 한국의 경우 신제품이 나오면 블로그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제품에 대한 의사표시 및 의견교환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는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흉내내지 못할 정도다. 김화섭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류가 중국뿐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이렇게 관심을 끌지는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다”며 “인터넷을 통한 피드백이 신제품 테스트 도구로 사용되리라는 것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리그는 동남아 축제로"
중국 시장등서 한류와 결합하면
한국 제품·기업이미지도 좋아져
국내리그 육성 프로젝트 추진해야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006년 국내 스포츠 리그를 동남아 리그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선수 출전제한 등 현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 개선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후 이 프로젝트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으면서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소프트 이코노미로 대변되는 21세기에서 스포츠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구단의 브랜드 가치는 무려 1조3,700억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맨유 같은 구단이 나오는 게 가능할까. 잠재력 면에서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일본ㆍ중국과 함께 아시아 스포츠를 선도하고 있다. 또 농구ㆍ축구ㆍ야구ㆍ배구 등 여러 분야에서 프로구단이 활동하고 있으며 바둑도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된 한류는 국내 스포츠 프로 리그를 동네 잔치가 아닌 동남아 축제로 승격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스포츠산업을 통한 시장 접근은 동시에 한국산 제품ㆍ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거대 시장인 중국을 예로 들어보자. 한류는 적게는 한국 기업 이미지, 더 나아가 한국 제품 이미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스포츠와 한류가 결합되면 중국시장에서 한국 제품ㆍ기업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내 스포츠 리그는 안방 잔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기용ㆍ선발 등에 있어 각종 규제에 얽매여 있는데다 한 단계 발전시켜나갈 로드맵조차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맨유 등 유럽 축구 구단들이 한국ㆍ일본 선수를 적극 영입하는 이유에는 이들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난 것 못지않게 아시아에서 자국 리그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스포츠'라는 하드웨어에 '한류'라는 소프트웨어를 결합한다면 우리 스포츠가 단순한 운동경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알파 산업으로 성장할 여지가 적지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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