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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승장을 주도해오다 최근 조정을 보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다시 급등, 주도주로 복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D램가격이 오르고 하이닉스가 8분기 만에 흑자전환해 치열한 생존게임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데다 기아차가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현대차의 4ㆍ4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IT와 자동차주의 '주도주 복귀'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관ㆍ외국인의 선호주, 원ㆍ달러 환율, 유가 상승 등을 고려해 철강금속ㆍ건설ㆍ은행 등이 시장을 이끌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23일 코스피지수는 9.84포인트(0.60%) 오른 1,640.17포인트로 끝마치며 3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을 이끈 것은 대표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발표에 따른 IT와 자동차 업종의 상승세다. 기아차는 이날 3ㆍ4분기 당기순이익이 사상최대인 4,020억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6.71%나 올랐다. 8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하이닉스는 장 막판 팔자물량이 급증하며 소폭(0.27%) 하락했지만 IT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의 운수장비업종지수와 전기ㆍ전자업종지수는 각각 3.17%, 1.84%씩 올랐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에도 수출주의 실적이 양호했는데다 특히 비용감소가 아닌 매출증가에 따른 개선"이라며 "최근 조정에 들어간 ITㆍ자동차ㆍ화학이 중요 구간대에서 반등하면서 박스권 조정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반면 IT나 자동차 등 올 상승 주도주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철강ㆍ금속, 건설, 은행 등 유가ㆍ달러환율 상승 수혜주 및 내수주의 상승 모멘텀이 강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기관과 외국인이 이들 업종에 대해 매수기조를 이어가며 수급에서 뒷받침하고 있고 유가상승, 원ㆍ달러 환율 하락 전망 등의 제반 여건도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이 이달 들어 23일까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에는 포스코(3,311억원), 현대건설(1,063억원), 대림산업(653억원), 고려아연(578억원), 기업은행(437억원)이 포함돼 있다. 물론 하이닉스(821억원)도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지만 현대차(-2,943억원), 삼성전자(-1,788억원), 삼성SDI(-1,295억원), LG화학(-1,178억원)을 같은 기간 순매도한 것을 고려하면 기관의 순매수세는 철강ㆍ금속, 건설, 은행 업종으로 기울고 있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은 역시 이달 들어 철강ㆍ금융ㆍ건설주를 주로 사들였고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주도 사들였지만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표 IT 종목에는 순매도로 대응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은 금리 상승 기대감이, 건설은 유가상승으로 중동의 해외 건설시장 확대로 인한 수주 증가의 모멘텀이 작용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IT나 자동차보다는 철강ㆍ금속, 건설, 은행 등의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LCD가격의 하락과 가전소비심리가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IT업종의 모멘텀이 내년에는 둔화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며 "상품가격의 강세와 환율의 장기적인 하락안정화 추세를 고려하면 내수 및 유가상승 수혜 업종의 상승 탄력이 IT나 자동차보다 강한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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