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공공기금의 운용성적표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33개 기금 109개 사업(15조원 규모)의 전체 평점은 64.2점에 불과했고 이중 낙제수준인 4등급(50점대), 5등급(50점 미만)에 해당하는 사업이 전체의 37개에 달했다. 사업운영평가에서 4ㆍ5등급을 받은 37개 기금사업은 사업비가 전년보다 10% 이상 삭감된다. 또 군인복지기금ㆍ군인연금기금ㆍ순국선열기금ㆍ보훈기금 등의 자산운용 수익성 및 안정성이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47개 기금(사업운영 부문 33개, 자산운용 부문 33개, 중복 19개)에 대해 지난 2007년도 기금운용실적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정부는 사업운영 부문에서 4ㆍ5등급을 받은 사업은 사업비를 전년 대비 10% 이상 삭감하고 자산운용 부문에서 유형별로 하위 3분의1 순위에 포함되면 기금운용비 공통증가율에서 0.5%포인트를 삭감하기로 했다. 이번 기금운용평가의 자세한 내용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5월 말 국회 제출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운영 중인 연기금투자풀을 이용하면 체계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소형 기금의 경우 전문인력 없이 기금에서 독자적으로 자산을 운용해 낮은 점수를 받은 곳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에서는 예보채상환기금 1위=기금자산의 안정성 및 수익성 등을 평가하는 자산운용 부문 평가에서는 여유자산 규모가 큰 대형기금(5,000억원 이상)과 대형사업(〃)이 각각 82점과 79.1점으로 평가점수가 높았다. 반면 중형(5,000억원 미만)은 평균 76.3점이었고 1,000억원 미만의 소형기금은 평균 72.6점으로 저조했다. 다만 소형기금인 예보채상환기금은 총점 88.2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대형연금(3개) 분야에서는 공무원연금기금(84.4점), 사학연금기금(83.2점)은 각각 80점을 넘었으나 국민연금기금은 78.4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민연금기금은 비계량지표(45.6점)에서는 3개 기금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기금 규모(200조원)가 커 수익률 등의 비계량지표(32.8점)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대형사업(3개) 분야는 수출보험기금(80.7점), 신용보증기금(78.9점), 부실채권정리기금(77.8점) 등의 순이었고 중형기금 11개 중에서는 주택금융신용보증(84.5점), 남북협력기금(84.4점), 국민체육진흥기금(84.4점)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군인연금기금(61.5점), 군인복지기금(59.2점) 등은 평균 점수에 크게 못 미치면서 최하위 그룹으로 분류됐다. 또 16개 소형기금 중에서는 예보채상환기금(88.2점), 정보통신진흥기금(87점), 청소년육성기금(84.5점) 등은 평균 80점이 넘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성발전기금(65점), 농어가목돈마련기금(63.5점), 보훈기금(63.3점) 등은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순국선열기금은 54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군인복지기금, 사업운영 부문에서는 1위=자산운용 부문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던 군인복지금은 사업운영 부문에서는 평점 85.0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업운영 부문 평가 결과 유형별 평균 점수는 64.2점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분야별로는 연금금융(68.4점), 복지노동(66.7점), 교육문화(61.5점), 산업과학(61점) 등의 순이었다. 분야별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기금은 ▦산업과학 분야 중소기업진흥 및 산업기반기금(67점) ▦교육문화 분야 국민체육진흥기금(66.1점) ▦복지노동 분야 군인복지기금(85점) ▦연금금융 분야 공무원연금기금ㆍ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75점) 등이었다. 반면 과학기술진흥기금(52.8점), 여성발전기금(51.8점), 국민건강증진기금(58.7점), 공공자금관리기금(55.3점) 등은 해당 분야에서 가장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33개 기금의 109개 사업을 등급별로 나눠보면 1등급(90점 이상)은 없었고 2등급(80∼89점) 4개, 3등급(60∼79점) 68개, 4등급(50∼59점) 32개, 5등급(50점 미만) 5개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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