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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골프비용 절반으로 즐기는 귀족 스포츠, 승마"

승마에 미친 사람들

매일 오전 7시에 승마로 하루를 여는 승우회원들. 이들 중에는 기승경력이 60년을 넘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마흔이 넘는 나이에 승마를 배워 장애물대회에 출전한 회원도 있다. /KRA제공

삼성전자 승마단 소속 선수가 장애물을 뛰어 넘는 모습. 삼성전자는 국제대회인 네이션스컵과 삼성수퍼리그 등을 후원 또는 주최하고 있다. /삼성전자 승마단 제공

[리빙 앤 조이] "골프비용 절반으로 즐기는 귀족 스포츠, 승마" 승마에 미친 사람들 우현석 기자 hnskwoo@sed.co.kr 매일 오전 7시에 승마로 하루를 여는 승우회원들. 이들 중에는 기승경력이 60년을 넘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마흔이 넘는 나이에 승마를 배워 장애물대회에 출전한 회원도 있다. /KRA제공 삼성전자 승마단 소속 선수가 장애물을 뛰어 넘는 모습. 삼성전자는 국제대회인 네이션스컵과 삼성수퍼리그 등을 후원 또는 주최하고 있다. /삼성전자 승마단 제공 관련기사 • "年 1,200명에 무료 강습" • "승마 대중화 본격 나설 것" • 스포츠의 귀족 'Polo' 를 아세요? • 티토 대통령 즐겨찾던 '천혜 관광지' • 폴로경기 방식 • 설탕같은 얼굴 소금같은 연기 • 음식만 잘 골라먹어도 불면증 '안녕' • 하얀 치아는 성적 매력 포인트 • '물의 천국' 더 시원해졌다 •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남국의 여유' • 객실 가운·슬리퍼 차림으로 나가지 마세요 서아시아에는 ‘하늘 아래 천국은 미녀의 가슴에, 그리고 말안장 위에 있다’는 속담이 있다. 또 영국에는 ‘말을 사면 6개월이 즐겁고, 결혼을 하면 3년이 즐겁다’는 속담이 있고, 가까운 일본에는 ‘말 안장에 앉으면 세상이 내려다 보인다’는 말도 있다. 도대체 승마의 즐거움이 어느 정도이기에 이 같은 속담이 생겨났고, 서양인들은 스포츠의 귀족으로 승마를 꼽는 것일까. 이 번 기사의 취재를 위해 기자가 만난 승마인들은 말 이야기가 나오면 너나 할 것 없이 열을 올리고, 목청을 높였다. 이 들중 일부는 또 기자에게 ‘우리는 기마민족’이라면서 말과 우리 국민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말을 듣는 순간 기자의 머릿 속에는 “정말 우리가 기마민족 일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나, 경마장에 가야 겨우 말이나, 혹은 말 탄 사람을 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기마민족이라는 말은 우리가 나라 밖으로 뻗어 나가 세상과 교류하고, 젊은이들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북돋우려는 의도에서 생겨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기사를 쓰기 위해 만난 취재원 중에는 80을 넘긴 나이에 매일 새벽 말을 타는 마니아(Mania)가 있는가 하면 40을 넘겨 배운 승마로 장애물대회에 출전한 사람도 있었고, 승마를 배우다 떨어져 얼굴이 깨졌는데 며칠 만에 다시 말에 올라 탄 맹렬 여성도 있었다. 이우재 KRA(한국마사회)회장은 기자가 “말 구경도 하기 힘든 우리나라 국민이 무슨 기마민족이냐”고 묻자 파발마 지도까지 예로 들며 말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이회장은 마사회장직을 맏고 난 후 70이 다 된 나이에 승마를 배운 열혈남(熱血男)인데, 그는 말 이야기만 나오면 주제가 경마건, 승마건, 아니면 말고기이건 간에 자랑과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래서 기자는 ‘말들이 말고기까지 홍보하는 이회장의 이야기를 들으면 사랑하는건지 미워하는건지 얼마나 헷갈릴까’하는 생각 마저 들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이 한 가지 일에 미친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특히 인생의 황혼을 바라 보는 나이에 평생을 함께 해 온 취미가 있다는 것은 아마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일 것이다. 백발에 헬멧을 눌러 쓰고 말을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묘미 알면 말에 대한 공포 사라져 박정희·김영삼 前 대통령에 고소영씨 등 연예인도 마니아 최고 전통 클럽 '승우회'는 70~80대 노익장 회원 즐비 유명 인사 가운데 승마를 취미로 삼았던 사람을 꼽으라면 제일 처음 떠오르는 사람은 박정희 전대통령이다. 일본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그는 생도시절 승마를 정규과목으로 배워, 청와대 안에서도 승마를 즐길 정도였다. 박정희의 정적이었던 김영삼 전대통령도 승마를 즐겼고, 독립투사 였던 이범석 장군도 승마 애호가 였다. 이밖에 노태우 전대통령의 딸인 노소영씨도 승마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연예계에도 승마 애호가가 많다. 사극 출연이 잦았던 최수종이 승마를 좋아하고, 송일국은 취미란에 항상 승마라고 적어 놓을 정도다. 여자 연예인 중에는 탤런트 고소영이 승마선수 출신이며, 미스코리아중에선 한성주, 이은희가 승마를 즐겼다. 승마는 지금도 대중화가 안 된 스포츠지만 그나마 잠깐 활성화 된 것은 80년대 후반부터 였다. 이후 반짝 활기를 띄던 생활승마는 90년대말 IMF사태를 맞으면서 주 수요 층이던 자영업자들의 몰락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다가, 최근 들어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평생 말과 함께 한 사람들 KRA(한국마사회)에서는 국내 승마인구를 대략 5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고, 매주 한 번 이상 말을 타는 승마인구는 5,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승마인구가 늘어나면서 대학 동아리,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한 동호회도 크게 늘고 있는데 이중 가장 오래된 동호회는 과천경마장내 승마훈련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승우회를 꼽을 수 있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삼열(81)전 연대의대교수는 13살때인 함흥고보 시절 기도부(驥道部:승마부)에 가입하면서 승마에 입문, 68년째 말을 타고 있다. 그는 이후 세브란스의전에 진학, 해방직후 생긴 학생마술연맹의 활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전교수는 "당시 김천성(전 육군준장) 길전식(전 공화당의원), 이항진박사(개업의)등이 학생마술연맹의 주축 멤버로 활동했다"며"김천성, 길전식은 말을 타기위해 군에 입대했을 정도로 승마광(狂)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상 없이 승마를 즐기는 비결에 대해 "나도 낙마한 적은 많지만 머리만 다치지 않으면 큰 부상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며"반드시 헬멧을 착용하고, 습성을 잘 아는 말을 타면 다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또 다른 터줏대감은 변학남 한국마사동우회 자문위원(76)이다. 61년째 말을 타고 있는 변위원 역시 학생때 부터 즐기던 승마를 평생 이어온 경우다 . 감사원 부이사관으로 공직생활을 마친 변위원은 "우리나라에서 말을 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아버지와 아들이 승마 선수여서 나도 운 좋게 한 평생 말을 탈 수 있었다"며"말을 타면 호연지기(浩然之氣)가 길러지고 위장 등 소화기 계통이 튼튼해 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덕팔 대하전자 회장(70)은 20세에 승마를 시작했지만 50세 때 부터 본격적으로 말을 타기 시작했다. 그는 승마의 매력에 대해 "낙마로 다쳐 앓아 누웠다가도 상처가 낫기도 전에 다시 말을 찾게 될 만큼 승마는 매력적인 운동"이라며"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전신 운동으로는 승마가 단연 최고"라고 말했다. 치과의사인 이근하(55)원장은 42세에 말을 타기 시작해 장애물대회에 까지 출전한 늦깎이다. 그는 93년 승마를 시작 5년간 취미로 즐기다 한 해 동안 장애물을 배워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는 "장애물 종목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지만 아마추어가 선수로 등록하려면 교관선정 등 절차가 쉽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여성회원인 황정애씨는 "처음에 말을 탈 때는 상당히 무서웠다"며"하지만 말이 내가 초보라는 걸 알고 만만히 보고 제 마음대로 하길래 오기가 생겨서 매일 탔다"고 초기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녀는 말에서 떨어져 얼굴에 상처를 입기도 했는데 "승마는 말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는 것에 반비례해서 즐거움이 늘어나는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했다. ■마(馬)문화 발전에 기여한 삼성전자승마단 경제계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승마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고, 이재용 상무도 승마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8년 국내 유일의 실업 승마단을 창단한데 이어, 100년 역사의 세계 최고 국가대항 장애물 경기인 '네이션스컵'(Nations Cup)을 96년부터 11년간 단독 후원해오고 있으며, 지난 2003년부터 네이션스컵대회와 세계승마대회의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8개국만 참가하는 삼성수퍼리그를 창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승마단은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지난 98년 방콕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한 개, 은메달 세 개, 동메달 한 개를 땄으며,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장애물 부문 종합 9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밖에 영국과 독일, 미국, 호주 등 세계 50여 개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2001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 뇌성마비 아동 64명에 무료 승마를 실시하기도 했다. 위장 등 소화기 건강에 특히 좋아 월 회비 40~50만원에 1시간 기승료 4만~5만원 탈만한 말 한마리 500만원 골프회원권보다 훨씬 싸 ■골프 보다 저렴한 비용 흔히들 승마는 비용이 많이 드는 귀족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승마는 골프나, 보다 대중적인 스포츠인 스키에 비해 저렴하다. 사설 승마장에서 1시간 말을 타는 데 드는 비용은 4만~5만원선. 월 회원의 회비는 40만~50만원이고, 자기가 말을 사서 사설마장에 위탁관리를 시키면 사료 값을 포함, 60만~8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골프와 단순 비교를 하면 월 회원의 경우 한 달에 두 번 필드에 나가 골프를 치는 비용이면 매일 말을 탈 수 있고, 매주 한 번씩 필드에 나가는 주말 골퍼가 쓰는 비용 정도면 자기 말을 사서 매일 탈 수 있다. 또 취미로 탈 만한 말 한 마리의 값은 500만원 안쪽이어서 골프회원권 값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설 승마장은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운영자들은 대부분 말이 좋아 취미로 승마를 즐기다 마장을 개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승마장 유지를 위해서는 월회원이나 위탁회원 같은 고정회원이 일정 숫자 이상 확보돼야 하는데 대부분 승마장은 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사설 승마장 관계자는 "승마장 회원이 적은 첫째 이유는 저변 인구 부족 때문이며, 둘째는 승마장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나쁘기 때문"이라며"선수나 마니아들이 자신의 취미활동을 위해 승마장을 설립했다가 '운영비나 건저 볼까' 하고 회원 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나파밸리 승마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최재민사장은 "마장 소유 말 14필과 위탁마 7필을 가지고 있는데 겨우 밥만 먹고 산다"며"IMF전에는 회원들이 줄을 서서 말을 탔지만 환란을 겪으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의 몰락과 함께, 사설 승마장들도 벼랑 끝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림부 관계자는 "FTA가 현실화 되고 있는 마당에 농촌과 농업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그런 관점에서 농림부는 먹는 농사 대신 승마 등 레저 관련 농축산업의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농림부는 지난해부터 생활승마를 장려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며 "각 도(道)에 승마장 1개씩을 선정, 지원하는 내용의 승마산업발전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의 관계자는 "농림부가 승마산업의 육성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허가 관련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가 영세한 사설 승마장에 골프장, 스키장 수준의 규제를 하고 있어 애로점이 많다"며"승마장은 땅 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지자체들이 나서 그린벨트안에서라도 운영 할 수 있게 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RA는 승마보급과 활성화를 위해 승마 강습에 치중한다는 입장이다. KRA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부분 사설 승마장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KRA가 유료 승마회원을 받을 경우 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수 많은 동호인들이 KRA가 유료 회원제를 시행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영세한 사설 승마장에게 손해를 끼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준근 승마훈련원장은 "콘도나 골프장 사업자들이 승마장을 함께 운영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승마장을 갖추면 관련 사업의 품격이 높아지는 이점이 있고, 실제로 그런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후 독일은 농촌 기반 산업으로 승마용 마필생산에 주력, 세계적인 승마용 마필 생산국이 됐다"며"독일 농가는 가구당 4~5마리씩 혈통 좋은 말을 키워 엄청난 부를 창출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그런 사례를 벤치마킹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마종목 어떤 게 있나 ■마장마술 원래 군사적인 훈련의 목적으로 16세기 초에 시작됐다. 60m×20m 넓이의 평탄한 마장에서 규정된 코스와 경로에 따라 말을 다루어내는 마술로 초보마술(캄파그느)과 고등마술(오트에콜)로 구분된다. ■장애물비월 마장에 배치된 대소(大小)·고저(高低) 여러 가지 모양의 장애물을 출발선부터 도착선까지 번호순으로 정해진 속도 안에 뛰어넘는 경기. 장애물 수는 경기에 따라 다르나 보통 13∼15개이며, 장애물의 높이도 1∼1.6m(소장애물은 60㎝∼1.2m), 수호(水濠)의 너비는 보통 4m다. 두 종류의 장애물을 배합해서 만든 복합장애물이 있고 3개의 장애물을 배합해서 만든 트리플 장애물이 있다. ■종합마술경기 한 사람의 경기자가 같은 말로 첫째 날에 마장마술, 둘째 날에 지구력(持久力)경기, 셋째 날에 장애물경기의 3종목을 실시한다. '3일경기' 또는 '군대경기'라고도 하며, 순위는 3개 종목의 득점합계로 정한다. 개인순위는 각 경기의 감점 합계로 정하고 단체는 4명 중 상위 3명의 득점합계로 정한다. 입력시간 : 2006/08/0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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