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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8일 발표한 2013년 경제정책 방향의 키워드는 '민생회복'과 '창조경제'등 두 가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와 창업 활성화 등을 통한 장단기 일자리 창출과 물가안정 및 복지확대 등에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기간별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재정 조기집행 등을 통해 단기적 경기침체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투자ㆍ창업 활성화 등으로 경제활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100일 액션플랜'이라는 이름으로 향후 100일간 주요 추진과제를 구체화한 타임테이블을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국정과제나 과거 경제위기시 들고나왔던 정책을 재탕한 것이어서 효과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상반기 돈 더 푼다=올해 경제전망을 대폭 낮추면서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60%를 목표로 했던 재정 조기집행률을 높이고 수출금융 집행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는 2월 현재 전체 재정집행관리대상 사업비(289조1,000억원) 중 52조8,000억원을 집행해 목표치인 50조원을 초과 달성한 상태다. 상반기 중 환율변동에 취약한 수출ㆍ중소기업 지원책과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개선하기로 했다. 투자 활성화 방안에는 중소기업 중고설비 교체자금 지원과 외국인 투자 활성화 대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공공기관 투자규모도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중심으로 1조원 확대하기로 했다.
◇일자리 확대 통해 고용률 70% 달성=공공기관 투자, 수출 중소기업 지원 등 재정확대 정책의 1차 목적은 상반기 일자리 확충이다. 하반기에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일자리 확충이 추가된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5월께 국회에서 추경이 통과되면 하반기에는 일자리 및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부문 일자리 채용규모를 확대하고 여성기업지원제도도 일자리 확충을 위한 방안에 포함됐다.
장기적인 고용여건 개선을 위한 제도개편도 추진된다. 정부는 5월 중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중기 '일자리 로드맵'을 마련하고 재정사업의 예산편성 집행에 고용영향평가를 적극 활용하고 고용창출ㆍ비정규직 지원을 위한 고용친화적 세제를 상반기 중 마련하기로 했다.
◇창업ㆍ벤처, 서비스산업 육성 통한 창조경제 구현=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창업-회수-재도전'의 선순환 환경 조성과 창조형 서비스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제시됐다. 창업 단계에서는 공공기관이 더 많은 투자위험을 부담하는 '미래창조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지원하고 창업 실패자의 재기를 위해 제2금융권 연대보증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창조형 서비스업을 연구개발(R&D)비용 세액공제 지원대상에 포함하고 MICE(컨벤션ㆍ전시 등)산업 등 창조형 서비스 수출도 상품 수출과 마찬가지로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MB물가 없앤다=전 정권의 품목별 물가관리제인 이른바 'MB물가'를 없애고 대형유통업체의 알뜰폰시장 진입 유도, 유치원비ㆍ보육료 물가조사 추진 등 구조적 안정화 정책에 힘을 쏟기로 했다. 또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4대 중증질환 보장 등 기존 대통령 국정과제에 담긴 복지강화책도 이번 경제정책 방향에 그대로 담겼다.
하지만 일자리 및 복지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대책은 제외됐다.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축소ㆍ폐지와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각각 53조원, 82조원을 마련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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