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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게서 미니백화점으로 편의점의 변신

매출효자 담배 의존도 낮추고 생필품·간편식 등 상품 다양화

생활밀착형 유통채널로 탈바꿈


지난 2월 미국 최대 편의점업체인 CVS가 전국 7,600개 점포에서 담배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가운데 국내 편의점업계도 최근 들어 '골목길 담배가게' 대신 '집앞 미니 백화점'으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연간 20억달러(2조1,500억원)에 달하는 담배 매출을 포기한 미국 CVS처럼 과감한 결정은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그동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던 상품을 편의점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마케팅 및 상품 전략 변화를 통해 생활밀착형 유통채널로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7년만 해도 평균 44.1%에 달했다. 취급 상품 수가 점포별로 적게는 수백개, 많게는 수천개나 되지만 담배가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담배 매출 비중은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2011년 40.4%를 마지막으로 30%대에 진입했고 지난 해에는 업체별로 33.4~39.7%를 기록했다. 각사가 담배가게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담매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소비자 수요 분석을 통한 신규 상품 출시 및 전략적 배치에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여전히 담배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건 사실이지만 특정 상품 의존적인 매출 구조는 장기적인 기업 경영에 좋지 않은 만큼 MD 차별화, 마케팅 강화를 통해 소비자 인식을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품목별 가격 인하를 통해 '편의점 상품은 비싸다'는 고정 관념 깨기에 나섰고 지난 해부터는 '필요한 상품을 쉽게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겨울 일명 '뽁뽁이'라고 불리는 단열시트를 비롯해 염화칼슘, 내의, 도시형 아이젠까지 점포에 배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는 편의점 먹거리 다양화를 위해 프리미엄급 PB HMR(자체상표 가정간편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GS25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포켓형 비타민 상품을 늘리고 있다. 백화점 건강기능식품관에 주로 입접해 있는 글로벌 비타민업체 GNC의 메가맨, 우먼스 울트라메가, 프로폴리스 등의 포켓형 상품을 전면에 배치해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GS25 관계자는 "갈수록 건강에 대한 사전 관리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어 판매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CU는 담배가게 대신 '1인 가구의 냉장고'를 추구하기로 했다. 단순한 도시락, 컵라면, 삼각김밥 뿐만 아니라 요일별로 반찬 구성을 달리한 도시락을 진열하고, 피자, 파스타, 덮밥 등 메뉴를 다양화했다. 올해는 간편식 20종을 추가로 더 내놓을 계획이다. 또 미니스톱은 점포 내에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2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품목을 늘리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점포에는 조리가 가능한 주방 시설까지 갖춰놓고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즉석에서 만들어 팔고 있다.

편의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담배 의존적 매출구조에서 탈피하는 게 편의점업계의 최대 숙제가운데 하나"라며 "이를 위해 각 편의점업체들은 근거리 소량 쇼핑 추세에 부합하는 상품을 강화하며 매출구조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편의점 고객들의 구매 목적이나 성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도 업계가 먹을거리, 생활용품 등 취급 상품 종류를 확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업체들이 추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지역 고객들에게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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