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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권위
입력2003-04-02 00:00:00
수정
2003.04.02 00:00:00
친근한 반말과 농담이 오가는 요즘 청와대의 회의분위기는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비춰지고 있다. 또 방송에 가끔씩 자료화면으로 등장하기도 하는 수성펜으로 서류에 사인을 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업무처리 모습 또한 그렇다.
참여정부는 `탈(脫) 권위`를 외치며 이전 정권과는 국민에게 보다 친숙한 모습을 보이기위해 다양한 형식파괴에 나서는 등 애쓰고 있는 듯하다. 그 것은 국민의 선택으로 탄생한 참여정부가 국민에 대한 보답이자 새시대에 걸맞는 청와대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시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동안 과거 정권을 비롯해 우리사회 곳곳에 팽배해 있었고 현재도 만연해 있는 권위주의는 부정과 부패, 업무의 비효율성 등을 야기하는 주 원인이었다.
그런점에서 노 대통령의 `탈 권위주의`행보는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즉 대통령의 권위는 곧 국가의 권위이자 국민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는 우리 국민은 물론 글로벌시대에 항상 세계의 관심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최근 이라크전 파병처리와 관련한 정치력, 언론 등에 대해 드러나고 있는 노 대통령의 시각 등에 일부에서는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정당성 여부와는 별개로 이라크전 파병을 결정한 노 대통령의 의지에 야당인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쪽에서 반대 의원들이 많은 점은 리더쉽 부재론까지 거론될 정도다.
국가기관인 인권위원회의 파병반대 성명과 이를 당연시 받아들이는 노 대통령의 인식 또한 당혹감을 낳고 있다. 또 `대통령과 정부의 입`노릇을 하는 청와대 송경희 대변인의 어눌한 브리핑에서 빚어지는 혼란을 마치 언론탓으로 돌리는 모습, 반감에 가까운 감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는 언론관, KBS사장 인선문제 등은 많은 비판적 여론을 야기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최근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7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오듯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크다.
하지만 일련의 사안에 노 대통령이 보여준 몇몇 모습들은 감정적 반발을 유발, 대통령의 진정한 권위에 손상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을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감정적 표현과 불투명한 대응보다는 솔직한 설득과 제도, 시스템을 통해 합리적이고 설득력있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경제불안과 이라크전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우리 국민에게 지금은 무조건적 탈권위보다는 참된 권위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남문현(정치부 차장)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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