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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선수강한 승부욕(스타 경영학)
입력1997-10-27 00:00:00
수정
1997.10.27 00:00:00
권구찬 기자
◎세계일류향한 끝없는 도전정신/‘국내최고’ 안주않고 험난한 미프로의 길 결단/우물안 개구리 경제계에 승부근성 등 많은점 시사「미메이저리그에 박찬호가 있다면 프로골프에는 박세리가 있다.」
박세리 앞에는 항상 「슈퍼」가 붙는다. 「슈퍼루키」 「슈퍼세리.」 20세인 그녀는 천재골퍼다.
2백40m를 날리는 호쾌한 장타, 정교한 아이언샷, 흔들림 없는 정신력, 강한 승부근성 등. 그녀는 21세기 「골든칼라」시대에 맞는 천재다.
지난 95년 공주 금성여고 3년생으로 내로라 하는 국내 프로들을 제치고 4개 오픈대회를 휩쓸었고 아마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프로에 정식 입문한 지난해 그녀의 천재성은 4개대회 우승, 6개대회 준우승으로 맘껏 발휘됐다.
특히 지난 25일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테스트 본선을 당당히 1위로 통과, 국내 남녀골퍼를 통틀어 사상처음으로 투어자격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이런 성적의 배경인 승부근성이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경제에 그녀의 근성과 프로정신은 구원의 빛이 될 수 있다.
국내 대회를 석권한 95년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프로로 전향했다. 지난해 4월 프로에 입문한 박선수의 참가치는 일류를 향한 도전정신이다. 미프로행을 택한 것. 지난해 국내대회에서 그녀가 벌어들인 상금은 2억4천2백만원. 역대 남녀프로를 통틀어 단일시즌 최다상금의 기록을 세웠다. 이런 추세라면 그녀는 국내에서도 돈방석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박선수는 현실안주보다 미래가 담보되지 않는 미프로의 험로를 택했다. 국제화를 통해 세계일류들과 싸워 진정한 일류가 되자는 목표아래.
『국내 프로들이 세계무대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성적부진에 따른 위험부담과 자신감을 잃어버려 그나마 국내에서 거두는 성과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자세』라는 지적은 그녀의 결단에 빛을 더한다.
그녀의 선택은 21세기를 앞두고 전개되는 경제환경과 맥을 같이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무한경쟁에서 진정한 승자는 일류들의 틈바구니에서 그들과 정면으로 싸워 이길 때 진정한 일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돈방석의 현실」을 과감히 뿌리치면서.
그의 프로행은 강한 승부근성에서 비롯된다. 지난 91년 대전 갈마중 2학년 재학때 한국여자오픈에서 몇차례의 퍼팅난조에도 톱프로들을 제치고 우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경기후 가방을 챙겨 대회장을 빠져나가는 선배들과 달리 그녀는 연습그린에서 실수한 퍼팅상황을 그대로 놓고 2시간 가량 연습했다. 그녀의 천재성은 선천성에 지독한 연습벌레라는 후천적 특성이 결합된 것이다. 그녀는 돌부처 이창호를 뺨칠 정도로 냉정하다. 아마시절 각종 프로대회에 참가했을 때 선배들의 시기와 질시에도 주눅들지 않았고 끝까지 냉정과 이성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겸손한 태도와 깍듯한 예의를 지켰다. 선배들도 그녀의 진가를 인정했다.
그녀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재목이다. 이렇게 전망할 수 있는 것은 나이에다 전략적인 제휴를 빼놓을 수 없다. 천재성과 체력, 강한 승부근성의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전략적 파트너는 삼성물산이다. 지난해말 삼성은 10년간 무려 30억원을 투입, 박선수를 세계정상으로 이끈다는 마스터 플랜을 발표했다. 이런 지원계획에 따라 세계적 지도자인 데이비드 리드베터 문하에서 개인교습을 받고 있다. 박세리가 세계 프로골프계에서 「황색바람」을 일으킬 날도 멀잖아 보인다. 우리경제에 희망이 있듯이.<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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