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미국 내 자동차 판매공식이 할부에서 리스로 바뀌고 있다. 리스 판매가 급증하면서 리스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처음으로 할부를 추월했다.
고객을 장기간 유치할 수 있는 리스의 비중이 커지며 미국 내에서 현대차의 입지도 더 단단해지고 품질뿐 아니라 판매 측면에서도 글로벌 경쟁사들과 진검승부를 할 수 있게 됐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의 리스 수익은 1억4,826만달러(약 1,613억원)로 1억3,530만달러인 할부 수익을 넘어섰다.
분기나 연 기준으로 할부보다 리스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낸 것은 처음이다.
HCA는 현대차 미국법인이 지분 80%를 가진 현대차의 자동차금융 전담회사다. 미국에서 현대차의 할부와 리스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이전만 해도 리스에서 버는 돈은 할부 대비 50~60%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리스 수익이 늘어나더니 올 들어 처음으로 뒤집어졌다. 지난해 HCA의 할부와 리스 분야 수익은 각각 5억2,756만달러, 5억406만달러였다.
HCA의 수익구조가 바뀌었다는 것은 현대차의 미국 내 판매방식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증거다. 리스 고객은 계약만료 기간인 3년 뒤 다시 해당 브랜드의 차를 타는 비중이 높다.
현대차 미국법인 입장에서는 3년마다 신차를 팔 수 있기 때문에 판매량을 늘리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일부 지역에서 '제네시스 3.8'을 월 329달러(약 35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리스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에서 올해 리스 계약이 끝나는 현대차 차량은 약 11만대로 지난해(9만대)와 비교하면 22%나 증가했다. 2013년에는 4만대 수준이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할부나 현금으로 차를 사는 사람이 3년 뒤 현대차를 다시 구입할 가능성은 작은 편이지만 리스는 그렇지 않다"며 "올 들어 리스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할부 수익보다 리스 수익이 더 많아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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