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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자비에르 스메켄스 주한 EU상의 회장
입력2002-04-16 00:00:00
수정
2002.04.16 00:00:00
"한국, 亞지역본부로 매력많은 나라"“저는 루마니아에서 근무하던 시절 대우차를 타면서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이미지는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제품의 이미지로 결정 나는 셈이죠.”
자비에르 스메켄스(39) 주한EU상의 회장은 국가 이미지를 높이려는 정부의 노력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외국인들은 그들이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삼성과 현대, LG의 제품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된다는 것. 제품의 품질과 이미지가 결국 한국의 국가 이미지까지 결정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먼저 대우 티코를 통해 한국에 대해 좋은 첫인상을 받았고, 이후 루마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수한 대우 직원들을 만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굳혔다”고 회상했다.
그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다국적 기업의 지역 본부를 한국에 유치하는 정부의 노력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지역본부가 한국에 위치하면 국가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는데 엄청난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것.
그는 싱가포르나 홍콩에 비교할 때 한국은 지역본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많은 나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싱가포르나 홍콩이 금융과 서비스 위주의 산업구조라는 단점이 있다면 한국은 서비스부터 제조업까지 다양한 부문을 포괄하고 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 한국인의 근면성과 교육에 대한 열의는 세계적으로 뛰어나다는 것도 그가 제시하는 이유들이다.
하지만 그는 EU상의 회장답게 권고 사항을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할 때 1주일이면 충분한 것을 한국에서는 두 달 이상 걸릴 때가 있습니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는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릴뿐 아니라 다국적기업의 한국 진출을 어렵게 만듭니다.”
그는 연례무역보고서나 간담회 등을 통해 이 같은 불만 사항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외국인 중의 한명.
“한국 정부가 우리의 요구 사항을 물론 모두 수용하지는 않지만 귀를 열고 들으려고 노력한다”며 정부의 자세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은 그동안 한국에 약 16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해왔다”며 “이는 단기적인 투기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한국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진출한 것”이라며 유럽 기업들이 앞으로 한국에 더욱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덧붙였다.
EU상의 회장으로, 또 OB맥주 부사장으로 두가지 영역을 차질없이 챙기다보니 그는 시간 단위로 촘촘하게 짜여진 스케줄에 맞춰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1인 다역을 소화해내는 비결을 묻자 그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staff)들의 뛰어난 업무 능력 덕분에 가능하다”며 다른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가정에서의 역할’만큼은 영 자신 없어 하는 표정이었다. 시간이 부족해 유럽에 있을 때보다 아무래도 가족들에게 소홀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한다.
“유럽에서는 퇴근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거리도 저녁 시간이 되면 한산해지죠. 하지만 한국은 밤 늦도록 분주합니다.
한국인들도 가정보다는 일을 더 우선순위에 두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한국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가족보다 일을 먼저 챙기게 되네요.”
“유럽으로 복귀하면 왜 저녁까지 더 일을 하지 않느냐고 지적할지도 모르겠다”는 스메켄스 회장은 “한국의 역동성이 참 좋다”고 말했다.
■원 포인트 스피치
“한국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장시간 회의를 합니다. 대신 결론이 나면 실행은 굉장히 빨리 이루어지더군요.”^스메켄스 회장은 한국과 유럽의 회의문화를 들어 양쪽 사회를 비교했다.
한국은 조화를 중시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일을 결정할 때도 팀워크를 우선 순위에 둔다는 설명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의견 조율의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사안을 결정할 때까지 오랜 기간을 두고 여러 차례의 회의를 진행한다는 것. 하지만 막상 결론이 내려지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없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는 걸 자주 경험한다고 말했다.
유럽은 정반대. 회의에서 결론은 빨리 내려진다. 하지만 일이 끝날 때까지 결론이 여러 차례 변한다.
사람들이 이견을 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처음의 결론을 뒤집는 발언도 나온다. 일을 진행하는 과정이 더딜 수 밖에 없다.
그는 “일을 실제로 진행하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프스토리
자비에르 스메켄스 회장은 1963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나 벨기에 루뱅-라-누브 카톨릭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87년 인터브루와 인연을 맺기 전까지 딜로이트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1987년 인터브루 아프리카 기네아 법인, 1990년 이탈리아 법인에서 재무부문을 담당한 뒤, 1994년 루마니아 법인의 사장으로 일했다. 1998년 인터브루가 한국OB맥주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재무담당 부사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외국 기업을 대변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1년부터 주한EU상의 회장으로 활동해왔으며, ‘벨기에 코리안 비즈니스 포럼’을 창설하기도 했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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