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 적합한 상품 구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고성장 시대와 같이 주식형펀드에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없는 데다 최근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금리인하 추세로 해외 채권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운용사들은 채권과 배당ㆍ우선주 등에 골고루 투자해 일정 기간마다 꼬박꼬박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이른바 '인컴(income)'펀드를 '차기 유망 상품'으로 지목하고 관련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펀드 상당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재간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외국 자산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이른바 '멀티에셋'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운용은 해외 채권형ETF와 배당ETF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인 '이자와 배당ETF증권투자신탁1호[주식혼합-재간접형]'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해외 채권 관련 ETF 투자를 통해 이자를 얻고 배당주 또는 우선주 ETF를 통해 배당 수익을 취하는 전략을 취한다. 채권투자는 뱅가드 장기채ETF, 아이쉐어즈 JP모간이머징마켓채권ETF, 아이쉐어즈 아이복스하이일드채권ETF를 통해 이뤄지며, 아이쉐어즈 S&P미국우선주와 아이쉐어즈 다우존스아시아태평양배당주 ETF로 배당수익을 추구한다. 이와 함께 상장지수채권(ETN)인 JP모간Alerian MLP에도 투자하게 되는데, 이 상품은 주로 에너지인프라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에 투자해 꾸준한 배당수익 및 자본차익을 노린다. 장동헌 우리자산운용 신성장본부총괄 전무는 "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꾸준한 현금흐름(cash flow)이 발생하는 투자대상이 중요해졌다"며 "국내보다 배당률이 높은 해외 배당주와 에너지 인프라 ETF를 통해 고정 수익(income)이 확보된 투자처를 발굴해 수익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비슷한 개념의 '한국투자글로벌멀티인컴펀드'를 새로 선보였다. 이 펀드는 미국에 상장된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 채권, 리츠, 외환(FX), 고배당주, 우선주 등 지속적으로 이자와 배당이 지급되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해 연 6~7% 수익을 안정적으로 추구한다. 주요 채권ETF에 투자하면서 마치 '월세'를 받듯 주기적으로 고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부동산이나 배당주 관련 ETF에도 분산 투자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슈로더자산운용이 아시아 고배당 주식과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슈로더 아시안 에셋 인컴 펀드'를 내놓았고 출시 후 2개월 만에 157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현재 운용중인 대부분의 자산배분펀드는 주식을 50% 이상 편입하면서 다른 성격의 상품을 섞은 주식혼합형 펀드이지만 이 상품은 아시아 고배당주와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 비중을 30~70%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한화자산운용이 조만간 채권∙주식∙원자재∙부동산(리츠) ETF에 투자하는 '글로벌멀티에셋솔루션증권자투자신탁'을 선보일 예정이다. 13개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할 이 펀드는 채권에서 4개 부문(미국채권∙글로벌투자등급채권∙하이일드채권∙이머징채권) ETF에, 주식에서 5개 부문(선진국-미국 제외, 미국, 이머징마켓, 한국, 중국) ETF에, 원자재에서 3개 부문(금∙원유∙농산물) ETF에 투자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리츠에도 분산투자한다.
글로벌 자산배분·ETF재간접펀드 가입할만 분산투자로 수익률 양호 송주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