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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기업 최대주주 금전거래 10배 급증
입력2003-01-06 00:00:00
수정
2003.01.06 00:00:00
우승호 기자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최대주주가 지난해 회사로부터 빌리거나 담보로 제공받은 돈이 2,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거나 부도가 나는 경우가 발생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최대주주가 금전의 가지급ㆍ금전대여ㆍ담보제공 등을 통해 회사자금을 이용한 금액은 총 41건, 2,117억원으로 2001년의 201억원에 비해 10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담보제공은 21건, 1,221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5배 급증하며 전체의 58%를 차지했고 금전대여는 848억원으로 전년도의 71억원에 비해 12배 늘었다. 반면 금전의 가지급은 46억원으로 전년도의 47억원 보다 다소 감소하는 등 최대주주가 금전의 가지급보다는 담보제공이나 금전대여를 통해 회사 돈을 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종목별로는 자본잠식 때문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대백쇼핑이 최대주주인 대구백화점에게 445억원의 담보를 제공했고 성진산업 최대주주는 다른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쓰겠다며 12억원을 빌려갔다. 서울전자통신 최대주주인 세양통신은 갖가지 명목으로 네 차례에 걸쳐 738억원을 빼 간 후 부도가 났다. 알덱스 최대주주는 2001년에 빌려간 110억원과 50억원을 갚지 않고 내년 말로 만기를 연장했다. 삼보정보통신 최대주주도 만기가 도래한 돈을 갚지 않고 상환일을 뒤로 미뤘다.
화인썬트로닉스 전 최대주주는 회사를 판 후 18억원을 빌려갔고 에프와이디 최대주주도 지분을 매각한 다음날 19억원을 가져갔고 이를 뒤늦게 공시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대주주와의 금전거래가 위험한 수준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사회를 장악한 최대주주가 회사 돈을 맘대로 갖다 쓰고 있다”며 “특히 최대주주가 돈을 빌려간 후 만기 때 갚기보다는 연장을 계속하고 있어 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고금리로 돈을 빌리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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