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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반도체포기 이후] 종합 통신사업자 노린다

LG가 반도체사업을 전격 포기함에 따라 국내 통신시장 전체가 거대한 폭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LG는 시장 판도 변화를 좌우할 통신 빅뱅의 「뇌관」이나 다름없었다. 대그룹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데이콤의 사실상 최대주주로 평가받으면서, 통신장비(LG정보통신), 이동전화(LG텔레콤) 사업을 운영해 왔다. 한국통신에 버금가는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LG는 여태까지 데이콤의 지분을 5% 미만으로 보유한다는 등의 제약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았다. 그러나 반도체사업 포기로 상황은 돌변했다. 우선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게 됐고, LG의 발을 묶었던 각종 제약이 풀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변화된 LG의 여건 LG는 우선 반도체 사업포기로 최소한 3~4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LG반도체 지분의 시가 1조5,000억~2조원에 경영프리미엄을 포함한 금액이다. 그러나 현대가 스스로 『LG반도체를 인수하면 향후 5년간 62억달러의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밝힌 점에 비춰 프리미엄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LG로서는 5~6조원의 자금을 챙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업체 1개 정도는 충분히 인수할 수 있는 돈이다. LG는 또 알짜배기 사업을 포기함으로써 어떤 형태로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것이라는 여론을 등에 업게 됐다. 이 경우 가장 먼저 예상되는 것이 5% 미만으로 묶여 있는 데이콤 지분의 족쇄가 풀릴 가능성이다. 정보통신부 고위관계자도 『LG가 요구해 오면 변화된 환경에 맞춰 데이콤 지분 제한 완화를 재검토할 수 있다』며 과거와는 달리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데이콤을 소유할 가능성 LG는 지난해 11월 「종합통신그룹」을 표방하는 비전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 때 데이콤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유선사업에 참여, 유·무선을 통합한 사업자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통신업계에서는 반도체 포기 이후 LG가 이 비전을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는 공식적으로는 데이콤의 지분을 4.9% 밖에 갖고 있지 않지만 우호지분 등을 합할 경우 3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포기의 대가로 현대가 갖고 있는 6.2%까지 인수할 경우 LG는 데이콤의 명실상부한 최대주주가 되는 셈이다.★그림 참조 데이콤은 하나로통신의 최대주주(10.82%)다. 따라서 데이콤을 소유하는 것은 곧 하나로통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연결지을 고리를 마련하게 된다. 특히 LG는 하나로통신에 4.4%의 지분을 갖고 있고, 현대의 하나로통신 지분(7.03%)을 인수할 경우 하나로통신에서도 최대 주주가 된다. 게다가 현대가 사실상 최대주주로 있는 온세통신마저 LG에 양보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성사될 경우 LG는 시내·시외·국제전화(데이콤·하나로통신·온세통신)와 통신장비(LG정보통신), 이동전화(LG텔레콤) 등 유·무선을 망라하는 종합 통신사업자로 부상하게 된다. 한통에 이어 새로운 종합통신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삼성·동양 등 데이콤 대주주 그룹들의 반발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구조조정에 촉매역할 이동통신의 구조조정도 본격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LG가 막대한 자금력으로 PCS업체 하나를 인수하려 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의 한 관계자는 『한국통신의 민영화에 앞서 한국통신프리텔의 민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 경우 LG가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해 한통프리텔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LG가 SK텔레콤과 함께 이동통신 업체를 인수할 여력을 갖게 됨에 따라 그동안 밑그림으로만 그려지던 이통업계의 구조조정 물살이 한결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류찬희·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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