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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사업이 중단된 지 4년째를 맞은 가운데 사업주체였던 현대아산이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 및 관광 사업 등 비(非)대북 사업을 강화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다만 대북관광 사업중단으로 발생한 현대아산 등 관련 기업의 손실이 총 8,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현대아산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대북관광 사업 재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현대아산 및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월11일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현대아산이 지난 4년간 입은 대북 관광 매출 손실액은 5,856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 협력업체 손실 2,200억원 등을 합치면 손실액은 8,056억원에 달한다. 매년 약 2,000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현대아산의 전체 매출규모도 2007년 2,500억원에서 지난해 1,10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따라서 현대아산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자생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아산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북사업과 비대북사업의 투 트랙 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미 직원의 70~80%를 구조조정한 만큼 대북사업이 아니더라도 수익이 나는 회사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부 경영방침을 전했다. 그는 이어 "비대북 사업만으로 흑자구조를 달성해야 앞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됐을 때 더욱 안정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북 사업 성과도 차츰 가시화되고 있다. 건설 부문에서 민간 공동주택 현대휴온을 착공한 데 이어 포항 초곡 도시개발 조성공사, 울산자유무역지구 건축공사 등 민관 건설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올 들어 국내에서 4건을 수주해 지난해 한 해 수주량 5건에 근접하고 있다. 현대아산의 건설사업은 현재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관광 분야에서도 지난해부터 시작한 해외전세기 패키지가 매회 탑승률 80%를 넘기는 등 순항 중이다. 특히 올 초 총 7회 진행한 베트남~캄보디아 전세기 여행 패키지는 탑승률 99%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아산이 대북 지역 투자 금액과 손실 비중 등을 감안할 때 대북 사업 없이는 경영정상화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아산은 과거 대북관광사업을 위해 사업권 및 토지에 약 5억달러, 시설에 2,300억원 등 총 7,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북한은 이 시설들을 2010년 모두 동결ㆍ몰수했다. 북한은 금강산 국제관광 특구법까지 제정해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자체 사업에 나서는 등 현대아산의 사업권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대북 강경책으로 대응하면서 현대아산 투자 회수 및 사업재개는 현재 답보 상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철저히 준비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다각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개선돼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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