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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유통업 결산 및 전망] <8>생활용품

소비양극화 속 브랜드 경쟁 치열…시장수성·생존위한 '몸사리기 경영' 확산


올해 생활용품 시장규모는 내수침체 여파로 지난해 보다 5% 감소한 1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소비심리 위축 요건이 산재해 있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축소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올해 생활용품 시장이 침체된 것은 불황에 소비자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비누, 샴푸, 세제 등을 아껴쓰고, 집안에 쌓아놓은 생활용품을 모두 사용하기 전까지는 새로운 제품을 사지 않는 등 생활필수품 씀씀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생활용품 업체들은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리뉴얼, 사은행사 등을 통해 매출 확대에 나섰지만 별반 효과가 없었다. 대부분 생활용품 회사들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든 매출을 기록한 것. 오히려 각종 덤, 사은행사를 경쟁적으로 진행하면서 영업비용은 증가한 대신 마진은 줄어들어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안전경영 확산과 프리미엄시장 성장= 생활용품 회사들은 올해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투자해 새로운 상품을 런칭하기 보다,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해 선보이거나 파생 브랜드 제품을 양산해내는 등 ‘안전경영’행보를 보였다. 신제품 출시를 통한 공격적인 시장개척 보다는 기존에 인기있는 브랜드 파워에 의지해 ‘적은 투자를 통한 적인 이익’을 노린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엘라스틴’을, 유니레버는 지난 5월 ‘도브’를, 태평양은 지난 6월 ‘미장센’을, P&G는 지난 9월 ‘팬틴’을, 애경은 지난 11월 ‘2080’의 디자인과 제품군을 리뉴얼해 새로 선보였다. 대부분 리뉴얼이 프리미엄급 제품 출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생활용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샴푸ㆍ린스 시장을 놓고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애경의 ‘케라시스’, P&G의 ‘팬틴’간 3각 경쟁구도가 치열했다. 치약부문에서는 23년간 국내 치약시장 1위를 지켜온 ‘페리오 치약’이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급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점유율 20%를 넘어서자, 애경과 태평양도 각각 ‘2080’과 ‘메디안 치약’을 리뉴얼해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들었다. 세탁세제 역시 올해 드럼세탁기가 붐을 일으키면서 드럼세탁기 전용세제 시장이 전체 세제시장의 5%까지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 애경, CJ, 옥시 등 국내 업체들이 전용세제를 출시한 데 이어 롯데알미늄과 외국계인 헨켈 마저 가세해 경쟁이 치열해졌다. ◇브랜드 양극화 심화될 듯= 생활용품은 생필품이기 때문에 아무리 불황이어도 기본적인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생활용품 산업은 마진이 적고 브랜드 의존도가 높으며, 물류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은 만만치 않다. 따라서 내년에는 크기가 줄어든 한정된 국내 시장을 놓고 기존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불황기에 새로운 제품을 ‘실험’하기 보다 검증된 제품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각 품목별로 상위권 1, 2개 브랜드를 제외한 제품들은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어서 프리미엄과 저가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샴푸ㆍ린스ㆍ치약ㆍ세제 등 전분야에 걸쳐 프리미엄급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몇백원~몇천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저항도 크기 때문이다. 생활용품 업계는 새롭게 출시하는 프리미엄급 제품과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저가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할인점 등에서 프리미엄 제품에 저가제품을 덤으로 얹어주는 판매방식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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