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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반석(사진) LG화학 부회장은 올 초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전지사업본부를 신설해 기존 석유화학ㆍ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 등과 함께 3각 축을 형성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3개 사업본부는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력을 한 층 높일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올해 시설 투자를 지난해보다 9.9% 늘어난 2조5,500억원을 집행함으로써 매출을 8.2% 증가한 24조5,5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각 사업본부별로 글로벌 톱 수준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먼저 석유화학사업본부는 기존 핵심 사업인 폴리올레핀,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 등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고기능ㆍ친환경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나프타-프로필렌-아크릴레이트(아크릴산)-고흡수성수지(SAPㆍSuper Absorbant Polymer) 제품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여수공장에 올해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입해 SAP와 아크릴산 등 아크릴레이트계 제품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SAP는 기저귀ㆍ여성 위생용품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 위생용품의 안정적인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연 5% 이상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때문에 SAP의 원료인 아크릴레이트의 수요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은 SAP 세계 6위, 아크릴산 세계 2위의 생산 규모를 보유하게 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아크릴레이트 메이커로 부상하게 된다.
정보전자 소재 부문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오는 2016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해 세계적인 유리기판 제조업체로 도약한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파주 첨단소재단지'에 총 3조원을 투자해 7개의 LCD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올 6월 1개 라인이 완공돼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가고 나머지 6개 라인도 2016년까지 완공해 연간 5,000만㎡ 이상의 유리기판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리튬이온 2차전지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화학회사로서 핵심 소재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GM 쉐보레 볼트용 배터리 개발업체로 선정되는 등 LG화학 배터리의 우수성을 확인시켰다. LG화학은 지금까지 GM, 르노, 포드, 현대ㆍ기아차, 볼보, 중국 장안기차ㆍ제일기차 등 총 10개 이상의 세계 자동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도 강화한다. LG화학은 국내 6개, 미국 3개 등 9개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총 17개 생산라인 체제를 구축해 현재 연 10만대 수준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2013년 35만대, 2015년 5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2015년 세계 시장 점유율 25% 이상을 확보해 글로벌 1위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와 고부가 제품군 비중 확대를 통해 LG화학은 글로벌 화학 업황의 부침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08년 순익 1조원 달성에 이어 2009년에는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010년에는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2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들어 LG화학 주가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수요 회복과 하반기 예정된 증설 효과 등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수요 증가로 광학 소재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3D TV용 편광판(FPR) 필름은 LG뿐만 아니라 대만ㆍ일본 등에서 채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부터는 증설 효과와 신사업 효과가 반영되면서 이익 회복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 석유화학 업황이 바닥을 탈피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SAPㆍ아크릴산 등 석유화학 제품 설비, 폴리머 배터리 증설이 상반기에 예정돼 있다"며 "또 하반기에는 LCD 상업 생산이 시작되고 분리막 양산 등이 예정돼 있어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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