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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부터 낯뜨거운 성인영화 채널
입력2003-11-19 00:00:00
수정
2003.11.19 00:00:00
김영화 기자
청소년 유해환경 조성우려 불구낮방송 제한할 제도적 근거 없어
유료TV의 성인영화 전문채널이 최근 방송시간을 연장, 낮 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정서상 낮에 TV에서 낯뜨거운 장면이 버젓이 나오는 데 대한 거부감이 강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성인영화 채널은 스파이스TV, 미드나잇채널, 캐치온플러스 등 모두 3개. 위성이나 케이블TV 가입자가 기본요금 외에 추가로 월 5,000원~7,500원을 내야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채널로, 그 동안 사회 정서 및 청소년 보호 등을 이유로 낮 방송은 자제하고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만 방송해 왔다.
그러나 스파이스TV가 가장 먼저 낮 방송을 시작, 1일부터 전국 지역케이블방송국(SO)을 통해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도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 미드나잇채널도 24일부터 같은 시간대에 에로물 등을 집중적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는 사회적 반발을 우려해 그 동안 스파이스TV의 낮 방송을 하지 않다가 18일 송출을 시작했다.
방송위는 “현재 성인영화 채널은 일반 채널사업자(PP)와 지위가 동일하기 때문에 낮 방송 여부는 전적으로 채널사업자의 선택 사항”이라고 밝혔다.
장민석 스파이스TV 채널사업국장은 “불법 성인 위성방송사업자 등과의 경쟁 속에서 성인영화 프리미엄 채널로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방송시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인영화 채널의 경우 가입자의 `볼 권리`도 인정할 필요가 있는 데다 청소년 시청을 차단하기 위한 별도의 비밀번호 입력절차가 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시청자단체는 성인영화의 낮 방송으로 국내 유료TV에 본격적으로 저질 에로문화가 확산되고, 청소년 유해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낮 방송이 계속되면 미취학 아동, 학교에 안 다니는 청소년 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성인영화 채널을 볼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며 “특히 위성ㆍ케이블TV가 마케팅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프리미엄 채널을 개방하는 날이 있어 청소년이 전보다 쉽게 성인영화 채널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실적으로 낮 방송을 규제할 수 없다면 심의를 강화하고 성인영화 채널을 홈쇼핑채널처럼 승인채널로 전환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업권을 취소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장치를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낸 강지원 변호사는 “낮 방송까지 허용되면 유료TV는 미국 할리우드 스타일의 저질 성문화 유입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유료TV의 상업 논리도 존중하지만, 우리 사회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방송을 통해 선정적 영화가 방영되는 데 반대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미 방송위원회 방송콘텐츠부장은 “방송심의규정 상 유료TV 청소년보호시간대(오후 6시~밤 10시)를 침범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방송 시간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당장 낮 방송을 막기는 어렵다”며 “그렇더라도 낮 시간에 19세 이상 방송을 내보내는 것은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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