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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통신예의지국' 세우기 앞장선다
입력1998-11-03 00:00:00
수정
1998.11.03 00:00:00
「이대로는 안된다. 통신예의지국(通信禮儀之國) 세우기에 기업이 직접 나서자.」통신대국임을 자처하는 우리나라의 통신문화는 「낙제점」이라는 비판여론이 높다. 서울경제신문사는 지난 2일자로 「통신예절을 세우자」는 내용의 특별기획물을 제작, 우리 통신문화의 실상을 조명하고 바람직한 신(新)통신문화의 모델과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통신사업자·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적극 호응하며 새로운 통신문화 정립운동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그동안 가입자 확보와 판매물량 증대에만 혈안이 됐던 기업들이 통신대국에 걸맞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정보통신부도 이같은 업체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법적·제도적인 지원에 나서 앞으로 국내 통신문화와 소비자 이용행태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삼성전자 등 통신서비스 및 장비제조업체 관계자들은 3일 정통부에서 모임을 갖고 통신예절 정립의 일환으로 공동광고를 제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와 기업은 이르면 이달말께부터 인쇄매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광고를 벌여 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개별기업들도 다양한 통신문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일 44명의 통신예절 도우미로 구성된 「011 통신예절단」을 발족시키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각 지점에 배치된 도우미들은 판매사원은 물론 가입자들에게도 통신예절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8월부터 「목소리를 낮추세요」라는 휴대폰 공해방지 캠페인을 벌여온 삼성전자도 최근 전국 15개 대학에서 「통신예절 방송」을 시작했다. 이 방송이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자 다른 대학들에서도 방송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솔PCS는 지난 10월 초부터 탤런트 김희선씨를 등장시킨 「오리광고」를 내보냈다. 작은 목소리로 통화하자는 취지의 이 광고에서는 통신예절을 강조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최근 광고에 「공공장소에서는 통화예절을 지킵시다」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이 회사는 특히 이달부터는 고객안내문 및 요금청구서에도 통신예절을 강조하는 홍보자료를 함께 발송하기로 했다. LG텔레콤도 서비스 품질과 함께 통신예절을 강조하는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최근 버튼 하나로 간단히 단말기를 진동상태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이를 강조하는 「통신에티켓」 광고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인터넷 PC통신업체인 채널아이는 음란·불건전한 통신문화를 정화시키기 위해 「채널아이 정론상」을 제정, 건전한 PC통신을 위한 오피니언 리더들을 양성하기로 했다. 천리안·하이텔·넷츠고·유니텔·나우누리 등도 각각 건전통신문화 캠페인을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다.
정통부도 최근 이동전화 이용실태 및 폐해유형을 분석, 이를 토대로 건전한 통신이용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을 수립키로 했다. 정통부는 표어 공모, 포스터 및 스티커 제작 등으로 여론을 조성해나가는 한편 공공장소의 전파커튼(전파블록) 설치 등 법적·제도적·기술적인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백재현·이균성·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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