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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불안 증시에 타격주나
입력2004-09-30 15:24:40
수정
2004.09.30 15:24:40
국제유가가 추석연휴중에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50달러를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일쇼크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증시가 또다시 추세적 하락세로 접어드는게 아니냐는 걱정이다.
그러나 고유가로 인해 한국증시가 타격을 입을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고유가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기의 둔화를 초래하고 이는 한국증시에 직격탄을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산업구조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뀌면서 국제유가로 의한 타격이 과거처럼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 "고유가는 이미 굳어졌다"
국제유가에 대한 전망은 어렵다.
그동안 세계의 빼어난 예측 기관들이 유가전망을 내놨지만 번번이 빗나갔으며한국의 예측기관들도 유가전망 능력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50달러 돌파여부와 상관없이 고유가 구조는굳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원유 소비량이 늘어난 데 따른 구조적 수급불안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되기 어려운 데다 지정학적 마찰에 의한 유가상승 역시세계 역학관계상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실장은 "국제유가가 장중에 50달러를 돌파한 것은 실제 영향보다는 60달러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충격을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경기가 성장하면서 원유의 소비량이 2배로 불어났기때문에 세계경기가 무너지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면 고유가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말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는 수급불균형 상황을 감안할 때 50달러를 넘는 기조적 강세를 보일 것 같다"면서 "중국 등의 수요가 왕성한 가운데 러시아 유코스 문제나 미국 허리케인 여파 등으로 공급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산유국들도증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고유가로 한국증시 하락할 가능성
국제유가가 오르면 세계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될 뿐아니라 국내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의 고유가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있다.
동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3차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국내 증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 이유로 10월이후 주식시장은 내년 경제전망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고유가는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에 상대적으로취약한 한국시장에서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이후 1분기가 지난 시점에서 기업실적이 악화된다는 점도 증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동부증권은 주장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조사실장은 "국제유가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기의 위축을초래하고 이는 한국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미국경제가 고유가의 부담을 이겨내는지 여부는 9월의 고용통계를 지켜봐야 한다"고지적했다.
그는 "미국고용 통계는 6∼7월에 부정적으로 나왔으나 8월에는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미국 소비경기가 고유가에 의해 어느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지 판단하기가 쉽지않다"면서 "미국경기가 고유가 충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한국증시에 적지않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 "큰 영향없다" 견해도 나와
국제유가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산업이 확대되면서 석유에 대한 세계경제의 의존도가 줄었고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현재의 유가상태는 과거 오일쇼크의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는 점을 그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신후식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최근의 고유가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위험할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국제유가는 80달러에 도달해야 과거오일쇼크 수준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유가보다는 금리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금리인상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증시의 부담을덜어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한국시장의 약세는 고유가 뿐 아니라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의 영향도 적지 않다"면서 "한국경제는 80년대에 비해 석유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더욱이 수요 증가에 따른 유가 상승은 세계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면서 "지수는 10월 중순까지 조정기를 거쳐 800∼820선까지 밀린 뒤 다시 900선을 향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신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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