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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 시대] 프레이밍 효과와 노후준비

복면 쓴 출연자 노래에 더 열광적 반응… 노후도 긍정적으로 준비 땐 행복감 '쑥'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TV프로그램이 인기다. 일종의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를 노린 프로그램이다. 프레이밍 효과란 같은 사실이더라도 이를 표현하는 틀(frame)을 바꾸면 그 사실을 접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프레이밍 효과는 물이 반쯤 담긴 컵을 보고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네'라고 표현할 때와 '물이 반씩이나 남았네'로 표현할 때 사람들이 이 컵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복면을 활용한 TV프로그램 역시 노래 부르는 출연자들에게 복면을 씌움으로써 그 출연자들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보게 한다. 사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들을 보면 노래를 제법 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복면을 씌우고 보니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과 관점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직면한 100세시대도 두 가지 관점으로 표현할 수 있다. 100세시대의 본질은 우리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오래 살게 됐다는 장수에 있다. 이 장수를 우리는 '리스크(위험)'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리스크로 보는 입장은 노후준비를 미처 하지 못한 채 노년에 접어들었을 때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에 집중한다. 50%에 육박하는 노인 빈곤율,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자살률, 고독사, 경제활력 저하, 노노갈등 등은 100세시대를 바라보는 부정적 관점의 산물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축복으로 보는 입장은 보다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한다. 오복 중 첫 번째로 꼽힐 만큼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망인 장수의 실현, 이전보다 훨씬 건강한 노년을 기반으로 한 제 2의 인생 실현, 책임감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 원하는 것을 원 없이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 등은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긍정적 모습들이다.

오래 살게 됐으니 어떤 식으로든지 노후준비는 해야 한다. 이 때 장수를 리스크로 보는 관점과 축복으로 보는 관점 중 좀 더 도움이 되는 관점은 무엇일까?



난치병에 걸린 환자에게 의사가 최후의 방법으로 성공확률이 50%인 수술을 권한다고 해보자. 이 때 의사는 수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수술은 사망확률이 50%입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고, '이 수술은 생존확률이 50%입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실 이 두 가지 관점의 본질은 같다. 하지만 생존확률이 50%라고 들을 경우 수술에 대해서 훨씬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보다 더 많은 환자가 수술을 선택한다고 한다.

노후준비 역시 이왕이면 긍정적인 관점을 기반으로 준비하는 것이 보다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부정적이고 힘겨운 모습을 상상하기보다는 자유롭고 활력 넘치는 모습을 생각하며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보다 기분 좋게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야 하루라도 운동을 더하게 되고, 금연에 다시 도전할 힘을 얻게 된다. 또 그래야 하나의 연금이라도 더 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혼자 들 것을 배우자의 것까지 같이 들 수 있고, 10년 넣을 것을 15년 넣을 수 있다.

100세 시대의 본질을 고민해 보면서 이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해 보자. 그러면 태도와 행동도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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