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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농수산물 분야 양보 불가피

FTA 체결땐 수출증대·부가가치 창출 큰 효과<br>농업등 취약시장 경쟁체제 전환으로 타격예상<br>국내규제도 글로벌스탠더드 맞게 손질 나설듯







지난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정에서 정부 당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세안측이 총 교역상품의 98%에 대해 시장을 개방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90%대 수준으로 문호를 열 계획이었으나 의외로 아세안측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다. 협상 결과는 우리 정부가 농수산물시장을 열 수 없다고 맞서면서 교역상품의 96%까지 개방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아세안 FTA 사례에서 보듯 개방 폭을 결정하는 데 있어 농수산물은 우리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농수산물뿐 아니라 취약한 서비스도 FTA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강력한 대외 개방정책을 구사하겠다는 것은 거꾸로 농수산물과 서비스 분야에서 개방 수준을 높여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정책도 글로벌 수준으로 조속히 개편해나가겠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농산물ㆍ서비스 본격 경쟁체제 진입한다=미국뿐 아니라 아세안ㆍ인도 등 FTA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국가들은 한결같이 한국에 요구하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서비스와 농수산물 시장의 개방이다. 한미 FTA를 예로 보자. 미국은 우리에게 서비스시장을 적극적으로 열 것을 주문할 것이 뻔하다. 미국 입장에서는 취약한 우리의 서비스시장이 돈을 벌 수 있는 창구인 셈이다. 캐나다ㆍ아세안 등은 서비스보다는 농수산물시장의 개방 폭을 넓혀줄 것을 현재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서비스ㆍ농수산물시장을 적극적으로 열어야 한다는 측과 개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전자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FTA는 수출증대, 부가가치 창출 등 큰 효과를 가져온다”며 “결국 서비스와 농수산물 분야에서 일정 정도 양보가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에 의하면 한미 FTA 발효시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증가하는 반면 서비스와 농업 분야는 단기적으로 적자폭이 확대되고 곡물 등의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규제 등 정책도 글로벌 스탠더드로 바뀐다=지난해 폐막된 ‘2005 부산 APEC 회의’에서는 자유화 대상에 국내 경제정책 및 규제 등을 포함시켰다. 국가간의 다른 세금시스템ㆍ지침ㆍ규제 등이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ㆍ캐나다 등 선진국과의 FTA는 제품뿐 아니라 그들의 규범 및 제도도 수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선진국은 자기네들의 제도와 관행의 광범위한 적용을 우리 측에 요구할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이홍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 팀장은 “한미 FTA의 경우 미국측에서 국내 제도와 관행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선진국과의 FTA를 글로벌 스탠더드를 경제ㆍ사회 전반에 걸쳐 완비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규정ㆍ제도의 글로벌 스탠더드 개정과정에서 일정 정도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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