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표는 누리플랜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기존 경영진이 연 주주총회와 별개로 주총을 열고 법원 등기소에 먼저 주총 서류를 제출해 현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누리플랜 임직원 62명은 9일 성명서를 통해 "장씨와 이일재 전 누리플랜 대표가 모의해 누리플랜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며 "대표 자리를 탈취한 뒤 회사의 자금을 빼내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장씨가 누리플랜 주거래 은행에 방문해 예·적금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거래내역과 잔액증명 등을 발급받으려고 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에 남산개발진흥자금 92억원 대출도 신청했다는 것이다. 이규홍 누리플랜 전략기획실 상무는 "문체부에 신청한 대출 건은 승인이 났지만 담보물을 확보하지 못해 대출이 실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씨 측이 누리플랜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수취하고 누리플랜 예·적금을 인출해 회사를 공중 분해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씨는 "법적으로 대표인 사람이 주거래은행에 가서 배임·횡령 혐의가 있는 기존 경영진의 자금을 동결시키려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남산개발진흥 자금 92억원에 대해 대출받는 것도 전 경영진이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지나면 누가 잘못을 했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대적 M&A 세력이 회사 자산을 이용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누리플랜의 기업가치가 상당히 훼손될 수 있어 주주들에게도 피해가 갈 것"이라며 "법정에서 판결을 내리기 전에 장씨 측이 회사 자산을 활용해 대출을 받는다면 기존 경영진이 다시 경영권을 되찾는다 해도 회사사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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