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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조정이 기회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아침저녁으로 변화하는 요즘 날씨만큼이나 지난주에 만난 투자자들의 얼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7월에 만난 투자자들은 "증시 침체 때문에 주식을 제대로 편입하지 않았는데 최근 주가가 크게 올라 후회스럽다"며 "이미 주가가 올랐는데 지금이라도 투자를 해야겠느냐"고 물어보고는 했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조정을 받자 "미국시장이 하락하는데 우리 시장이 어떻게 올라갈 수 있느냐"며 투자자들 사이에 대세상승 회의론이 불기 시작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러시아와 유럽 간 긴장감 고조와 미국의 이라크 공습 허용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투자는 기업이익과 주주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기업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경기부양이라는 대형 호재가 진행되고 있다. 금리인하를 통해 원화약세를 유도하고 부동산 경기 회복과 40조원의 대형 소비경기 부양책을 통해 내수경기를 회복시키려 하고 있다. 올 2·4분기의 세월호 여파 등을 감안하면 기업이익이 2·4분기가 저점이 되고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점에 변화가 없다. 또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상승세는 제한적이다. 특히 7월 중국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오른 것으로 조사돼 구조조정이 진행된 중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과 내수 두 측면에서 기업이익의 개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새 경제팀의 고배당 정책과 주주가치에 대한 재평가다. 국내 배당주펀드의 설정액은 2013년 1분기 1조5,000억원에서 현재 3조원 정도까지 늘어났다. 이미 저금리 환경에서 돈이 배당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고배당 정책과 세제지원은 고배당주 열풍을 확산시키고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를 상향(re-rating)시킬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달 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을 보면 기업의 배당을 독려하고 있다. 배당 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을 기존 14%에서 9%로 인하했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 대한 세금부담도 기존 31%에서 25%로 낮춰주기로 했다. 기업에도 당기이익 중 투자·배당·임금증가로 쓰지 않고 남은 이익에 대해서는 추가과세(10%)를 하기로 했다.



과거 1991년에서 2001년까지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제도가 있었다. 당시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27% 수준이었다. 현재 기업의 배당성향은 17%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주주가치의 증가와 주가의 재평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올 상반기 한국과 중국 시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외돼온 대표적인 시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이익 증가에 대한 전망과 주식시장 재평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지정학적인 리스크로 단기조정이 진행된다면 기회로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주말에 있을 금융통화위원회가 자본시장과 내수경기 회복의 변곡점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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