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럼에 이어 투자자들이 흔히 범하는 인지적 오류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보겠다. 보다 나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지적 오류에서 비롯되는 편향된 사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살펴보고자 하는 개념은 '평균회귀'다. 통계학적으로 평균회귀 이론에 따르면 어떤 결과가 극단적일수록 그다음 결과는 평균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이를 펀드 투자에 적용해보자. 만약 어떠한 펀드가 이번 연도에 놀라울 정도로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면 그다음 해에는 성과가 지난해만큼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모든 것은 장기적으로 평균에 가깝게 회귀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전년도 어떤 펀드의 성과가 저조했다면 그다음 해 성과가 평균으로 회복하거나 그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펀드를 선택할 때 단순히 근래의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실적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살펴볼 인지적 오류의 예시는 '손실회피'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돈을 잃는 것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수익을 거둘 확률보다는 손실회피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이미 가격이 많이 떨어져 손해를 보고 있는 주식을 팔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손실회피 심리의 대표적인 예다. 상당수의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함에도 매도 후 가격이 상승할 것을 두려워해 팔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잃어버린 수익을 챙기려는 것과 같다. 손실을 내고 있는 종목이 유망해 보이지 않는다면 단호하게 매도를 결정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어떤 투자자들은 빈번하게 주식을 사고파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마지막으로 살펴볼 '정당성 착각'과 관계가 깊다. 정당성 착각의 오류는 인간이 자신의 정보와 예측을 과신하는 성향으로 투자에서는 불필요한 주식매매로 이어진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대 테리 오딘 교수는 약 7년 동안 1만개가 넘는 주식계좌의 수익률과 매매 패턴을 연구한 결과 투자자들이 매도한 주식이 새롭게 매수한 주식보다 전년 대비 약 3.2%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고려했을 때 수익률 차이는 더욱 극명했는데 오딘 교수의 연구는 포트폴리오의 종목 구성을 자주 변경하는 것이 투자 수익률 확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심리학 이론을 통계학적으로 증명한 사례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세 가지의 인지적 오류 사례를 꼭 기억하기 바란다. 투자할 펀드를 선택할 때는 평균회귀 이론에 따라 단기적인 수익률이나 트렌드 대신 장기적 성과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정 기간 동안 손실을 내고 있는 상품이 있다면 무한정 가격 반등을 기다리기보다는 과감하게 매도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순간적인 판단이나 예측에 따라 불필요하게 주식을 사고파는 행동은 지양해야 함을 언제나 기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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