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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극복의 현장:3/구조조정 두산(경제를 살리자)
입력1997-07-15 00:00:00
수정
1997.07.15 00:00:00
김기성 기자
◎“뼈깎는 작업”… 3년적자 종지부/중복사업 통합·적자기업 정리로 제2도약 “희망”지난해 12월7일 상오 10시 두산그룹 본사 기획조정실. 한 금융기관이 두산그룹 계열사에 대해 대출을 중단했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나돌면서 이를 확인하려는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사실무근」으로 판명되긴 했지만 그 후유증은 상당히 오래 갔다. 당시 부도를 낸 한보와 삼미에 이어 다음 차례는 두산이라는 설이 난무했다.
약삭빠른 몇몇 단기금융회사들은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았다. 그때 두산의 당좌차월 여유분은 3천억원을 넘었지만 금융기관들은 자금지원을 냉정히 거절했다.
두산은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리고 올 상반기중 3년간의 적자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박용오 회장은 최근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경기침체 속에서도 그룹의 상반기 실적이 당초 목표를 넘어섰다』며 구조조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두산의 사업구조조정은 전형적인 「선택과 집중」 전략. 두산은 지난해 2월부터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미국 매킨지사와 공동으로 구조조정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1차조정을 통해 자산과 보유주식을 대거 매각했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에서 과감히 손을 뗐다. 이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트라이씨팀의 김철중상무는 『저성장시대의 이익개념인 투자자산수익률(ROIC·Return On Investment Capital)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한다. ROIC는 투자한 자산에서 얼마만큼의 이익이 나는가를 나타내는 경영지표로 ROIC가 금리보다 높으면 어떤 환경에서도 버텨낼 수 있다. 두산은 이 개념을 적용해 지난해 3M·코닥·네슬레 등 경영권이 없는 외국합작지분을 처분했다. 그룹의 모체인 OB맥주의 영등포공장도 처분했고 두산기계의 자판기·상업용 냉장고, 두산종합식품의 유가공 등 만성적인 적자사업도 정리했다. 유사·중복사업을 일원화했다. 이를 통해 6천9백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결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해 손익구조는 95년에 비해 7백여억원이 개선돼 적자규모가 95년 절반 수준인 1천억원대로 떨어졌다.
두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올해 착수한 2차 구조조정 작업에서 두산은 계열사 및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를통해 자기자본은 8천2백억원에서 9천8백억원으로 늘리고 부채는 4조1천억원에서 3조2천억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두산의 부채비율은 6백88%에서 5백%로 떨어지게 된다. 두산은 이 비율을 내년말까지 3백50%로 줄일 계획이다. 이익은 올해에만 2천억원으로 잡았다.
두산이 현재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지난 3년 동안 2천5백억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기록한 OB맥주의 흑자전환. 재무내용이 탄탄한 두산음료를 OB맥주에 합병키로 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두산은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분명 달라지고 있다. 창업 2세기를 맞아 발생한 위기에서 새로운 도약의 터전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최대관건은 OB맥주를 얼마나 이른 시일 안에 회생시키느냐다. 쉽지 않은 숙제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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