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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리더들도 ‘무풍지대’ 아니다/소산 파장

◎문민정부들어 영토확장 기업 “관련설”/의류점 ‘파라오’ 매입 K그룹등 손꼽혀지난 94년 1월 제2이동통신 사업자 결정을 위해 전경련회장단이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영빈관인 승지원에 모였다. 당시 신규사업자 후보로 포항제철과 코오롱이 결승전에 오른 가운데 사업권자를 재계자율로 선정하기위해 열린 승지원회동을 앞두고 코오롱은 청와대와 정·관·재계의 인맥을 풀가동, 사업권을 따내기위한 사전조율을 해놓은 상태였다는 루머가 파다했다. 코오롱은 이같은 로비에 힘입어 포철에 이어 제2이동통신의 2대주주가 되는 데 성공했다는게 당시 풍문의 주내용 이었다. 코오롱은 그동안 이웅렬그룹회장과 김현철씨와의 돈독한 유대관계에 힘입어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문제 외에 그룹의 신규사업진출과 관련, 유착의혹설이 끊이지 않고 나왔었다. 소산(김현철씨 별칭)이 기업들의 이권사업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각종 풍문은 비단 이동통신사업권 선정문제만이 아니다. 그동안 공기업민영화 및 유선방송과 민방사업자 선정, 대형 사업인허가과정에서 그와 특정재벌간 유착설이 불거져나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곤 했었다. 특히 검찰이 한보비리의혹에 대해 전면재수사에 착수하고 소산을 정점으로 그를 둘러싼 측근과 재벌 2, 3세 총수들간 사업상 특혜등 이권거래설이 거론되면서 소산의 재계커넥션이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치권과 관계를 주로 겨냥했던 검찰의 조사칼날이 재계에도 날아들것이라는 우려속에 재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 소산과의 유착설은 주로 그와 친분을 유지해온 재벌 2, 3세 총수들과 문민정부들어 몸집을 급격히 부풀려온 신흥재벌들에게 집중돼있다. 이런 측면에서 김현철씨가 관여해온 재벌 2, 3세 모임이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외국유학의 소장파들이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영연구회(회장 정몽윤 현대할부금융회장)에 가입한 회원들과 소산의 연루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젊은 오너로서는 가장 많은 회원을 거느려 「미니 전경련」으로 불리는 YPO(Young President Organization·회장 문대원 코리아제록스부회장) 멤버와 30대가 주축인 푸른회(회장 이종철 풍농부사장), 고대출신 기업인들의 모임인 크림슨포럼(회장 조남호 한진건설사장) 등의 회원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산이 고대출신(사학과, 최고경영자과정졸)인 연유로 고대출신 소장파 총수들이 이번 소산게이트소용돌이 속에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고려대출신 젊은 오너로는 YPO멤버인 김석준 쌍용, 이웅렬 코오롱 그룹회장, 이재현 제일제당 부사장, 정몽규 현대자동차회장, 조남호 한진건설사장, 김현배 삼미그룹회장, 김태형 한신공영회장, 이만득 삼천리자전거그룹회장, 김형일 일경물산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최근 발족한 크림슨포럼의 멤버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소산과 고려대동문총수들은 각종 비공식 공식모임을 갖고 돈독한 유대관계를 형성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로들이 주축인 전경련과는 달리 이들 소장파의 모임 가운데는 소산이 정식회원은 아니지만 좌장으로 모임을 주도한 클럽이 있다는 재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젊은 총수들도 소산과 적극적으로 접촉,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정치보험을 들고 고위급 정책관련 소식을 듣는 장소로, 또 각종 비즈니스에서 이런저런 이권을 챙기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소산과 친분을 맺어온 총수로는 한보그룹의 정보근 회장 형제를 비롯 K그룹 L회장, C사의 L부사장, H그룹의 J회장 등이 대표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런 점에서 코오롱그룹 계열 코오롱상사가 소산의 자금관리를 해온 박태중 (주)심우대표로부터 지난해 30억원을 주고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고급의류점 파라오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진 것은 그동안 설로만 무성했던 소산의 재계유착관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자본금 1억원에 불과한 파라오를 무려 30배인 30억원에 매입했다는 점에서 권력커넥션설의 의혹을 더욱 높게하고 있다고 재계는 지적한다. 소산과 코오롱그룹간 돈독한 관계는 김영삼 대통령이 주재하는 신경제회의 등에서도 자주 드러나곤 했다. 이동찬 명예회장이 경총회장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청와대고위관료들이 그에게 재계를 대표해서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곤했다는 게 한 참석자의 지적이다. 이같은 후대는 주로 소산과 이웅렬 회장과의 친분을 의식한 관료들의 배려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또 소산과 고대동문인 C사의 L부사장은 소산 및 그의 측근들과 강남의 고급룸살롱 등에 같이 다닐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문민정부의 신경제정책 등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숨은 두뇌로 알려지고 있다. 철강업체 P사가 매각한 유화업체들과 산은이 민영화한 비철금속업체, 종금사를 잇달아 인수한 신흥 G그룹, 새정부들어 경제단체장 감투를 쓴 A사의 P회장이 철강업체가 매각한 알토란같은 공장을 사들이는 등 왕성하게 사세를 늘리는 과정에도 신민주계의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다는게 증권가의 풍문이다. 소산은 유선방송 사업자 선정에서 깊숙이 개입했다는 지적이다. 홈쇼핑사업권을 따낸 삼구통상이 소산유착설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삼구통상은 당시 경쟁업체인 (주)전홍보다 재무구조가 취약했으나 소산의 계열로 알려진 H은행 Y회장과 PK실세들의 후원으로 사업권자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단 이들 기업만이 아니다. 재계의 리더들도 「무풍지대」는 아니라는 게 관련그룹들의 걱정이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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